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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화제의 CFO-2] NHN 홍이찬 이사


 

상반기를 통해 최고의 스타기업으로 떠오른 벤처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NHN을 떠올리게 된다.

NHN의 홍이찬 이사를 만나기 위해 새로 이사한 사무실로 방문했다. 최근 NHN은 역삼동 스타타워의 34층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아직 정리가 안돼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 하다.

NHN의 새 둥지는 테헤란로를 굽어보고 있었다. 마치 올해 들어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따돌리고 사실상 한국 최고의 인터넷 기업으로 거듭난 NHN의 위상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홍 이사와의 첫 대화 주제는 자연스레 주가로 이어졌다. NHN의 주가는 지난 1월 5만원 선에서 최근 20만원까지 급등하며 코스닥 최고 미인주가 됐다. 현재 주가는 16만9천원선으로 다소 밀려났지만 시가총액에서는 여전히 KTF, 강원랜드, 기업은행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먼저 주가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들의 반응에 대해 물었다. 외국인들은 NHN주식 28%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들은 NHN에 대해 아주 재미있게 생각한다”라고 말문을 연다.

"오히려 국내 기관투자가들보다 외국인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얼마전 미국에서 IR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을 털어 놓았다.

“외국인들은 우리 인터넷 산업의 발전에 대해 대단히 호기심어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발상지인 미국에서도 생각지 못한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해 수익과 연결시키는 모습에 인상받은 듯 합니다.”

단기 투자자들인 헤지펀드들도 좀더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인다. “외국인 주주들은 당초 예상과 달리 오히려 배당에 더 관심있어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올해 배당에 신경을 써야할 것 같습니다.” 그는 이 말을 하면서 빙그레 웃었다.

NHN은 지난해 액면가의 50%인 250원 씩을 배당했다. 올해 들어 수익이 급증한 만큼 지난해 보다는 배당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홍 이사는 “개인적으로는 직원,회사,주주가 1/3씩 이익을 나누는 것이 정석이라 보지만 인터넷 산업의 성장 드라이브 유지라는 숙제와 맞물려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아무래도 작년보다는 더 배당하지 않겠느냐?”고 되묻는다.

적정 주가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제 목표 주가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주가의 4배 입니다. 자본금이 다음의 절반이고 이익이 두배가 나니 산술적으로 4배의 주가를 형성해도 무리는 없다고 봅니다.” 현재의 다음 주가를 기준으로 할 때 홍 이사의 목표가격은 24만원 수준인 셈이다.

화제를 1년 전으로 돌려봤다. 지난 2002년 8월 NHN은 창사 이래 가장 큰 홍역을 치뤘다. 코스닥 등록 예비 심사가 바로 그 것이었다.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 와중에서 NHN은 새롬기술의 오상수 전사장과 홍기태 현 사장간의 경영권 싸움에 휘말렸다.

당시에 대해 홍이사는 “정말 힘든 일이었다. 막상 심사가 통과됐을때는 허탈감 까지 느겨졌을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홍 이사는 당시 새롬기술과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대의적인 차원에서 새롬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해진 사장이 등록 1년후 보유한 지분 일부를 새롬 측에 넘기기로 약속하고 사태를 마무리했다.

“정말 코스닥에 등록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 코스닥위원회 측에서도 등록을 포기하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일단 양보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 했지만 언젠가는 시시비비가 밝혀지겠지요.”

NHN의 사업전략에 대해 물었다. 먼저 M&A 문제에 대해 질문했다.

“올해 예상 순익의 3분의 1 정도를 M&A나 해외 투자에 사용했습니다. NHN에 있어 M&A는 시간에 대한 투자로 보면 가장 용이할 겁니다. 저는 시간이 생명인 인터넷 산업에서 적절한 시기에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면 기업은 도태된다고 생각합니다. M&A는 결국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이라 볼 수 있지요. 앞으로도 이러한 전략은 계속 될 겁니다.”

홍이사는 새롬기술에 이해진 사장의 지분을 일부 넘겨주기로 하고 코스닥 등록 건을 마무리 한것도 이 같은 시간 벌기 이론의 일환으로 설명했다.

“자본금 5천만원의 회사가 1조5천억원의 가치를 가지는데 불과 4년이 걸렸습니다. 모든 의사 결정은 실속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NHN에 있어서 시간은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그는 이 부분을 상당히 강조했다. 시간과 함께 사업의 확장성을 얻을 수 있다면 M&A를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쿠쿠박스의 인수는 커뮤니티 확대 전략의 일환입니다. NHN스스로 쿠쿠박스가 확보한 커뮤니티 기반을 확보하려면 얼마만큼의 시간과 자금이 투입될지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을 M&A로 해결한 겁니다.”

최근의 극심한 경기 하강 중에도 이익을 내는 비결을 묻자 간단한 대답이 되돌아왔다. “NHN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경기를 안타는 업종인 만큼 오히려 경기 하락이 더욱 큰 기회를 줍니다. 일례로 인터넷 사업의 재료인 하드웨어의 가격이 하락하고 가장 중요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그는 경기 보다는 다른 요인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실 경기보다는 정부의 정책, 경쟁 기업의 등장이 더 어려운 요인입니다. 정부의 정책은 기업의 사활에 생각외로 큰 영향을 미칩니다. 벤처기업과 IT기업의 성장을 위한 더 많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인생 설계에 대해 묻자 대뜸 “40살 까지만 일하겠다”고 웃으며 말한다.

“빠르게 변해가는 인터넷 업체에서 40세 이상이 되면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지금의 경영진들이 경영을 독점할 수도 없지요. 아마 향후에는 내부 승진이나 외부 전문가 영입에 NHN의 미래가 맡겨질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때가되면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는 CFO의 역할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습니다. 앞으로는 회사의 틀을 더 다듬는데 주력할까 합니다. 시나리오 경영이 가능할 만큼 회사내의 시스템이 완성 되야 합니다. 이를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입니다”라고 NHN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털어놓았다.

입사후 생활을 물었다. 그는 99년 가을 멀쩡히 다니던 대우증권을 나와 김범수 NHN공동대표와 한게임을 설립했다.

홍이사는 김범수 공동 대표와 초등학교 동창이다. 그야말로 죽마고우인 셈. 합류 동기를 묻는 질문에 “김사장이 병역특례가 끝나가는 시점에 제게 사업 구상을 마치고 같이 일할 것을 제의 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좋은 친구와 함께 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지요. 그래서 과감히 사표를 던졌습니다”라고 말한다.

“급여가 4분의 1로 줄어들고 밤샘을 밥 먹듯이 하는 생활이었지만 즐거운 일을 할 한다는 생각에 힘 든 줄도 몰랐다”고 설명한다.

“코스닥 등록후 아내에게 이제는 고생을 좀 덜하겠다라고 말하니 시큰둥 하더군요. 집에서는 아직도 인정 받지 못한거 같습니다.” 그는 이 말을 하면서 특유의 털털한 웃음을 지었다.

맘 좋은 이웃집 아저씨와 날카로운 CFO의 면모를 동시에 갖춘 홍이사와의 만남은 다소 딱딱한 다른 기업의 CFO들과 달리즐겁게 끝맺을 수 있었다.

홍이찬이사
1967년생
한양대학교 경영학과졸
92년 대우증권입사
99년 (옛)한게임커뮤니케이션 입사
2000년 네이버컴(주)와 합병
현 NHN(주) 재무담당 이사 (CFO)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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