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최고재무담당자)는 CEO(최고 경영자), CTO(최고 기술책임자)와 함께 기업의 3대 중요 인물입니다. 기업의 미래와 기술 발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CEO와 CFO에 대한 이해가 핵심이지만 기업의 살림꾼과 전략 실행가로서 CFO도 중요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따라서 CFO에는 CEO와 CTO는 다른 배경과 경력의 인물들이 주로 기용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CFO는 CEO나 CTO에 비해 가려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뉴스24는 상반기에 뛰어난 실적으로 이슈의 중심이 된 기업들의 CFO를 만나 그동안 의사결정에 대한 뒷얘기와 앞으로 전망, IT업체에서의 생활 등를 취재해 독자 여러분의 궁금함을 풀어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 바로 전날까지 게임 사이트 ‘피망’의 런칭 행사를 마치고 성공리에 서비스를 개시한 날 네오위즈의 송관용 경영지원실장을 만났다.
송실장은 공인 회계사 출신으로 지난 2000년 네오위즈에 입사한 후 현재까지 경영지원실장으로서 CFO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게임업체 M&A, 무상증자, 주가상승 등 올상반기 네오위즈의 주요 이슈를 주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마침 송실장을 만난 날은 네오위즈의 신규사업인 ‘피망’이 닻을 올린 날이어서 자연스레 화제가 피망으로 이어졌다.
“피망 많이 드셔야지요?”라는 말로 첫 대화가 시작됐다. 부폐식 식당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송실장이 피망 요리를 보고 기자에게 농담을 건넸다.
“피망은 1년여간 준비해온 네오위즈의 아이덴터티 정립 작업의 일환입니다. 최근에는 회사의 틀을 확고히 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요. 피망 외에도 회사의 CI도 변경했고 홈페이지도 개편했습니다. 컨설팅사로부터 인사분야에 대한 컨설팅도 받고 있지요. 이 모든 일들이 1년여 동안의 준비와 기획을 거친 것입니다.”
“피망은 기존 브랜드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입니다. 세이클럽은 채팅사이트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상당수 사용자가 채팅의 일환으로 세이게임을 활용하고 있고 세이게임만을 위해 방문하는 사용자의 숫자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피망은 세이게임의 독립화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고 게임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입니다.”
송실장은 하나하나 친절하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자연스레 올해 증시에 화제를 불러온 무상증자에 대해 물었다. 네오위즈의 무상증자는 이후 KH바텍, 엔씨소프트 등으로 이어지며 올해 무상증자 신드롬의 원조가 됐다.
무상증자 결정에 대한 소감을 묻자 송실장은 허허 하고 웃는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상증자의 결과는 좋았지만 당시에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다고 회상한다.
그는 “무상증자를 실시하겠다는 판단은 이미 마쳤으나 연초부터 증시를 압박해온 이라크전이 변수였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라크 전 발발이 미뤄지며 주식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무상증자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주가가 하락하는 시점에서 무상증자는 물량 증가라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기 때문.
“1분기 실적 발표가 다가오면서 전체 인터넷 업종의 주가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란 판단이 들었습니다. 만약 무상증자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랠리에서 뒤쳐질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적 발표 시점 이전에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으로 제가 강력히 밀어 붙였습니다.”
네오위즈는 무상증자로 부족한 주식 유동물량을 확충하며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하는데 성공했다.
송실장은 “무상증자가 실패했다면 어떤 기분이었겠느냐고요? 생각하기도 싫습니다”라며 털털하게 웃는다.
마침 네오위즈의 무상증자를 위한 권리락이 있던 날은 이라크전이 개전하던 시점과 맞물렸다. 이라크 전쟁 발발, 이어진 어닝서프라이즈를 등에 업고 네오위즈의 주가는 실로 3년여 만에 고공비행을 시작했다.
CFO로서 주가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그는 현재의 주가와 시가총액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향후 신규 사업이 성과를 내는 1년 안에 현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업 가치의 80%까지 따라 잡는 것이 목표다”라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송실장이 목표한 다음 기업가치의 80%면 약 8천억원 수준이다.
주가가 올라 직원들도 좋아하겠다는 질문에서는 대답의 톤이 조금 낮아졌다.
“사실 네오위즈는 코스닥 등록 후 주가가 하락하기만 했습니다. 상승반전한 것은 불과 1년도 안됩니다. 덕분에 직원들은 주가상승의 혜택을 본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저부터 그런걸요. 그 점을 직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실적향상과 주가 상승에 대한 이득을 직원들과 나누기 위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타프시스템 M&A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일부에서는 타프시스템이 제작하는 온라인 게임 '루시아드'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하시지만 타프시스템 인수는 무엇보다도 인력을 스카우트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이전 엠큐브 인수도 마찬가지 경우입니다"라고 반론을 폈다.
"처음에는 타프시스템과 협의 없이 단독으로 타프시스템 전환사채 인수를 추진했습니다. 이후 회사측과의 협의가 시작됐으며 장내 지분 매입과 운영자금 지원, CFO파견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예전에 엠큐브 인수를 기억하는지 기자에게 되물었다. 기자는 지난 2001년 가을 지금의 피망의 시발이 된 게임업체 엠큐브 인수에 대해 송실장에게 질문한 적이 있었다.
송실장은 “당시 엠큐브 인수에 35억원이 들었고 그에 대한 우려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투자가 엄청난 수익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타프시스템 인수와 피망 마케팅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지만 이것 역시 앞으로으 수익을 위한 종자돈입니다. 충분히 들인 만큼 뽑아낼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네오위즈는 타프시스템 인수에 150억원 정도를 투입했고 앞으로 피망의 마케팅에도 100억원 가량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이 정도 물량은 국내 업체 중 다음, NHN, 엔씨소프트 정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저는 문화가 맞지 않는 조직은 M&A하는 것이 필요 없다고 봅니다. 앞서 엠큐브도 문화가 비슷해 쉽게 네오위즈에 동화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타프시스템도 저희와 문화가 맞기 때문에 인수할 수 있었던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체감 경기와 앞으로의 전망을 묻자 “극심한 경기 불황이라는 것을 실감한다”며 “새로 런칭한 피망도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뗀다.
“피망도 3분기를 지나보면 성공여부에 대한 판단이 어느 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경기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지만 긍적적인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이어 그는 대뜸 2년 주기론을 꺼내 놓는다. 네오위즈는 원클릭, 아바타, 게임을 2년마다 새로운 수익 모델로 제시했고 모두 성공했다.
그는 “내년이 2년 주기론의 해입니다. 내년에도 올해 투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내놓을 테니 기대하도 좋다고”고 자신했다.
화제를 바꿔 지난 3년간의 네오위즈 생황에 대해 물었다. 사실 송실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에 근무하던 공인회계사였다.
남들이 대부분 부러워하는 직업임에도 그는 과감히 벤처 기업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의 결정에 대해 “회계사로 살아가다가는 나와 관련 없는 세상의 일에 파묻혀 지내야하지만 그러기 싫었습니다. 좀더 현실감 있는 나의 일을 해보고 싶었지요. 그래서 당시 붐이 일던 IT업체로 자연스레 발길을 옮기게 됐습니다”
지금까지의 일과 생활에 대해 만족하냐는 질문에 그는 “공인 회계사로서 하는 일은 대부분 제 자신의 업무라기 보다는 타인들에 대한 서비스입니다. 네오위즈에서는 제일을 수행하며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어 만족합니다”라고 말한다.
“사실 지난해 까지는 많은 일을 했다고 할 수는 없고 올해 들어 한 일이 더욱 많은 것 같습니다. 해외 IR도 이미 3번이나 다녀왔고 무상증자, 타프시스템 인수 등으로 정신없이 7개월이 지나가더군요”라며 이제 좀 한숨 돌렸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욕심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좀 맘 편하게 휴가를 다녀 오고 싶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아 고민입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네오위즈의 살림꾼 송관용 실장과의 만남을 마무리 했다.
네오위즈 송관용 CFO 프로필
| 1966년 | 전북 정읍생 |
| 1985년 | 익산 남성고 졸업 |
| 1993년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 1995년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대학원 졸업 |
| 1994~2000년 | 삼일회계법인 |
| 2000년 4월 | 네오위즈 재무팀장 입사 |
| 2002년 | CFO 역임 |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