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국내 연구진이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암의 진행을 촉진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고려대 유영도 교수와 한국원자력의학원 이기호 박사가 참여한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있는 단백질이 활성산소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하고, 이 단백질에 '로모(Reactive oxygen species modulator 1)'라는 이름을 붙였다.
활성산소는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력이 강한 산소로, 노화·당뇨·뇌질환·암·관절염 등을 유발할 뿐 아니라 암의 증식과 침윤, 전이와 같이 암의 진행속도를 빠르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세포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다양한 항산화 효소와 물질 등으로 활성산소를 제거하면서 인체의 균형을 맞춘다.
그러나 스트레스 등으로 활성산소가 급증하면, 활성산소의 생성과 제거의 균형이 깨지고, 세포는 큰 손상을 입게 된다. 미토콘드리아는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활성산소를 생성한다.
유영도 교수 연구팀은 로모 단백질이 특히 간암환자 조직에 많다(96명중 63명, 60.5%)는 사실을 확인해 간암을 진단하는 마커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로모 단백질이 증가시킨 활성산소가 암의 진행을 촉진하고 로모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면 암의 증식·침윤·전이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유영도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활성산소의 공장이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로모 단백질이 암세포에서 활성산소의 양을 증가시키고, 암세포의 진행도 촉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라며 "로모 단백질을 이용하면 향후 암의 진행을 차단하거나 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기본연구) 및 원자력연구개발사업과 국립암센터의 지원을 받았으며, 소화기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가스트로엔터롤로지(소화기병학)'지 8월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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