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하는 의약품 재료 정제 기술 개발

[박계현기자] 국내 연구진이 외국에서 비싼 가격에 수입하던 의료용 산소 안정 동위원소(O-18) 농축수를 분리·정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 원자력재료개발부 김재우 박사팀이 교과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O-18 분리정제 기술 및 정제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산소 안정 동위원소(O-18)란 일반적인 물에는 0.2% 밖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원소이다.

O-18을 90% 이상 농축시켜 의료용 사이클로트론(양성자 가속기)에 넣으면 양성자를 받아들이고 중성자를 방출하는 과정을 거쳐 그 일부가 불소 방사성 동위원소(F-18)로 변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F-18은 암·종양의 유무 및 크기를 진단하는 양전자 단층촬영(PET)에 들어가는 방사성 의약품 FDG의 재료로 쓰인다.

김재우 박사팀은 물 속에 분자 상태로 녹아 있는 용존산소(DO)량을 적정 농도로 조절한 후 정제 반응을 촉진하는 특정 파장의 자외선과 반사체를 함께 사용해 정제 효율을 5배 이상 높였다. 수입 장치는 하루에 16g을 정제할 수 있는데 비해, 김재우 박사팀이 개발한 장치는 하루 90g을 정제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64kg 정도 사용되는 산소 안정 동위원소(O-18) 농축수는 현재 1g당 7만원의 고가로, 지금까지는 외국 기술에 의존해 정제해서 재사용하거나 한 번 쓰고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실정이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양전자 단층촬영 검사 건수는 지난 10년간 4배 이상 증가했고 O-18 농축수에 대한 수요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통해 농축수를 정제해 재사용해 연간 약 50억원의 수입을 대체하고 해외 수출까지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우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재료개발부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 개발은 외국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의료용 O-18 농축수 정제 기술을 발전시켜 국산화한 것으로, 향후 국민 건강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개발한 기술을 글라피아(대표 마승령)에 이전하기로 하고, 정액기술료 7천만원과 10년동안 매출액의 3%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