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마침내 통신 3사 합병이라는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LG는 합병 추진을 위한 전담팀(TF)을 구성하고, 이상철 전 KT 사장(사진)을 LG경제연구원 고문으로 영입키로 하는 등 3사 합병작업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8일 통신업계와 LG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의 조기 합병을 결정하고, 합병TF 장에 LG파워콤 이정식 사장을 내정했다.
의사 결정은 지주회사인 (주)LG와 LG텔레콤의 협의를 통해 하게 된다.

이와 함께 LG는 합병을 위해 이상철 전 KT 사장을 LG경제연구원 고문으로 영입한다. LG는 다음 주중 공식적으로 이 전 KT 사장에 대한 인사발령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상철 전 사장은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LG통신3사의 합병추진을 직접 관장한다. 합병 이후 이상철 전 사장은 LG통합법인 대표이사 부회장(총괄 CEO)으로 LG의 통신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LG데이콤과 LG파워콤 이사회에서 양사 합병이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관계자는 "통신3사간 합병 TF는 LG데이콤이 아닌 LG텔레콤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LG파워콤에 대한 한전 보유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가 가장 큰 문제이며, 합병비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상철 전 KT 사장은 옛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데다 합병KT 사장 선임전에서 이석채 KT 회장과 겨룰 정도로 통신업계에 현재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LG의 통신부문 합병 추진에 따라 KT와 SK텔레콤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상철 전 KT 사장은 이석채 KT 회장이 지난 1월 KT 사장으로 선임된 후 운영했던 자문단에 서정욱 전 SK텔레콤 부회장(전 과학기술부 장관),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원종 YS시절 정무 수석 등과 함께 자문단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 전 사장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 정통부 장관으로 활동했지만, 친형인 이상훈 씨가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년부터 90년까지 국방장관을 지낸 바 있고,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과 교분이 두터운 등 정치적 성향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그룹의 지분관계를 살펴보면 LG는 LG 텔레콤의 지분 37.4%, LG 데이콤의 지분 30.0%를 보유하고 있다. LG 데이콤은 LG 파워콤 지분 40.9%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한전은 LG 파워콤의 지분 38.8%를 보유한 2대 주주이다.
따라서 LG 텔레콤, LG 데이콤, LG 파워콤의 통합을 위해서는 한전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동양금융증권 최남곤 애널리스트는 대주주인 LG 의 보유 지분율, 기업 규모 등을 고려할 때 3사 합병 시, 궁극적인 합병의 주체는 LG텔레콤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LG 텔레콤이 신주를 발행, LG 데이콤과 LG 파워콤의 주주는 주식 교환을 통해 LG 텔레콤의 주주가 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LG텔레콤과 LG 데이콤, LG 텔레콤과 LG 파워콤이 동시에 각각 정해진 합병 비율에 따라 합병 과정이 진행되는 것이다.
또다른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주)LG가 합병법인에서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적어도 25~30%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데이콤과 파워콤 합병시 지분율이 23%정도가 되고, LG텔레콤 합병시 지분율이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몇 천억원을 들여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호성 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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