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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세계 휴대폰 3위의 실망스러운 소비자 대응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문제가 '버그'다. 멀쩡하게 잘 작동하던 소프트웨어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쓰는 사람도, 만든 사람도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업그레이드를 자주 한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지만, 때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휴대폰 업체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휴대폰에 내장되는 기능들이 많아지고 소프트웨어가 복잡해지면서 특정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소프트웨어 문제가 심심찮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먼저 산 소비자들이 소위 '베타테스터'가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LG전자는 최근 출시한 '프라다폰2'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프라다폰2' 전용 홈페이지에도 '주소록 사용에 불편을 겪은 사람들을 위해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명품 휴대폰 답게 '프라다폰2' 사용자들을 직접 찾아가 '무상 업데이트'를 해준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이번 업데이트는 '프라다폰2'의 주소록에 저장된 사람들이 전화를 하면 진동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버그'로 인한 것이다. 그런데도 공지 어디에도 '불편'이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개선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없다. 문제는 감추고, 서비스만 강조한 셈이다.

세계 3위 휴대폰 업체, 그것도 명품 휴대폰에는 걸맞지 않는 다분히 실망스러운 태도다. 문제는 이 것이 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나 팬택계열 역시 수시로 휴대폰의 펌웨어를 업그레이드 한다. 대부분 빈번하게 발생하는 버그를 수정하기 위해서지만 새로 추가된 기능들만 강조한다.

소프트웨어 버그가 하드웨어적인 결함처럼 비춰지다 보니 상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게 이들 업체의 얘기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다르다. 어떤 버그가 있었고 이를 어떻게 수정했는지를 적극적으로 공개한다. 때로는 수십장의 문서를 덧붙여 업데이트 내역을 설명하기도 한다. 때문에 버전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해당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진다. 적극적으로 소비자 의견을 제품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최근 휴대폰 업계도 '소비자 인사이트'를 강조하고 있다. 고객이 어떤 기능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직접 듣고 이를 제품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거꾸로 고객에게 정보를 밝히는 부분에는 인색하다보니 정작 소비자는 불만이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문제를 정확히 알아야 할 권리도 있다. 국내 고객만이 아니다. 현재 세계시장에서는 한국산 휴대폰을 구입하고 사용하는 사람은 매년 3억명이 넘는다.

'무상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식으로 실수는 감추고 오히려 공짜 서비스를 제공하는 척 하는 얄팍한 눈가림은 없어야 한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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