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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원가 공개하라"…정부·소비자단체 전방위 '압박'


올해 20개 생필품 집중조사…업계 "가격은 유통요인이 더 큰데"

정부와 소비자단체가 제조업체에 대해 사상 유례없이 상품원가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영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원가 공개를 하지 않았던 기업들이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원가공개 압력에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와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달 발족시킨 원가분석팀은 지난 11일 생활용품 및 식품가공업체를 대상으로 '원가분석 간담회'를 개최하고, 원가분석을 위한 자료 제출 협조를 요청했다.

소협은 올해 밀가루, 분유, 과자류, 빙과류, 세제류 등 생활필수품 등 약 20개 품목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이어 화장품, 유통, 전자제품으로도 품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소협측은 기업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기업들도 조사 방침에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김천주 소비자단체협의회장은 "이번 원가분석은 합리적인 소비자 가격 형성을 위한 것"이라며 "예를 들어 정부가 올해부터 분유에 대한 부가세 약 9%를 면제해 소비자들은 제품가격 인하를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 제품가격은 업체마다 상이하게 달랐으며, 인하 폭도 5% 내외였다. 거기다 1월부터는 오히려 제품 값을 올린 경우 등이 있다" 지적했다. 그는 "어떤 인상 요인이 있는지 소비자에게 원가 공개를 통해 알려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가정으로 치자면 가계부를 낱낱이 공개하라는 의미나 마찬가지인데 취지는 좋지만 너무 과도한 것 같다"며 "가계부 공개를 요구하기 전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시장 트렌드는 어떠한지 충분히 청취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원가가 소비자들에게 공개될 경우 소비자 평가가 나올 텐데 그중에는 생산 공정의 효율성 증대라든지 인건비 동결로 인한 절감 등이 포함됨에도 단지 숫자의 차이만으로 기업의 이윤을 높다 낮다 판단이 가능한 것인지 궁금하다"고 반박했다.

현재의 가격은 단지 제조기업만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금 제품 가격은 유통업체가 책정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입점부터 행사까지 유통기업이 다 책임지고 있는 상태에서 제품 판매는 오히려 적자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급작스런 통보에 다소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박언영 사무관은 "정부도 가격이 얼마나 오르는 게 적당한지 잘 모르고 국민들도 궁금해 하는 만큼 상호 신뢰관계를 조성하자는 취지로 이 같은 일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번 기회에 언론 등을 통해 잘못 알려지면서 오해가 있던 부분을 불식시키면 기업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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