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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3 개발좌초· 결혼설 유포로 고통받아"...김택진 엔씨대표


김택진 대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 밝혀

"'리니지3' 기술 유출과 이로 인한 개발 중단은 제게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엔씨소프트가 10년간 달려오며 이룩했던 성취, 노력과 기술의 결정체를 다른 곳도 아닌 일본 업체에 넘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끔찍한 일입니다.

최근 보도된 윤송이 SK텔레콤 상무와의 결혼설 관련 기사도 심히 유감입니다. 솔직히 인간적으로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20일 늦은 오후, 엔씨소프트가 주관하는 사회공헌프로그램인 문화원정대에 참여한 대학생들과 함께 서울로 올라오는 '행군길'에서 김택진 대표를 만났다.

김대표는 올해들어 그를 공적, 사적으로 가장 괴롭힌 두 사안에 대한 소회와 최근 게임시장의 트렌드와 전망, 엔씨소프트의 비전과 향후 사업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다음은 김택진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지난해 엔씨를 창립 이래 최대 위기로 몰고갔던 명의도용 문제가 법적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리니지3' 개발 중단 등 새로운 악재로 위기설이 돌기도 했다.

"가슴 아픈 일이며 많은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일궈온 기술적 성취를 다른 곳도 아닌 일본 업체에 넘기려 했다니...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올해 연말까지 새로운 개발진을 구성할 것이며 이들은 2008년초부터 자체 엔진을 개발해 원점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다."

- 박용현 전 리니지3 개발실장을 비롯해 많은 개발진들이 퇴사했는데 이들 중엔 엔씨소프트가 개발자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과거 '리니지' 시리즈 프로젝트 관련 기여도에 따라 10억원 이상의 보너스를 지급받은 개발자도 있다. 모든 이들의 욕심을 다 채워줄 수 있는 기업은 없다. 객관적으로 이야기 해야하는 사안이다.

그게 제대로 처우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되면 그렇게 (기사를) 써도 좋다."

- '리니지'의 성공은 송재경이라는 보석이 '굴러들어와' 가능했으나 '리니지2'는 김대표가 직접 개발인력을 세팅해 전체 과정을 진두지휘해 성공한, 김대표의 작품이다. '리니지3'는 김대표가 이전처럼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해 그렇게 됐다는 시각이 있다.

"다른 프로젝트도 아닌 '리니지3'에 왜 신경을 쓰지 않았겠나. 그리고 경영을 총괄하다 보니 이전처럼 신경을 쓰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것과 '배임'과는 별개의 문제다."

- 최근에는 SK텔레콤 윤송이 상무와의 결혼설이 보도돼 큰 화제가 됐다. 대표 게임기업의 경영자 차원을 넘어서는 대중적 관심사가 됐는데.

"대중적 관심사가 됐을지 모르지만 내게도 사생활이 있고 인간적인 고충이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결혼설을 보도한 기사를 보고) 인간적으로 모욕감을 느꼈다.

- 최근 '리니지' 트래픽이 상당 부분 감소하고 있다. 한국 MMORPG시장을 10년간 주도한 '리니지' 시리즈가 이제 그 수명상 하향곡선을 그릴 때도 됐다는 지적도 있다. '리니지' 시리즈의 수명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

그리고 '리니지3' 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엔씨의 성장동력을 이어가야할 '아이온'과 '타뷸라라사'에는 어느 정도 기대를 걸고 있는지, 아이온의 경우 비공개테스트가 예정보다 더 늦춰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리니지' 시리즈의 수명이라면.. 정말 '나도 모르겠다'는 답을 할 수 밖에 없다. 지속적인 혁신이 없으면 버림받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더욱 오랜 세월동안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아이온'과 '타뷸라라사'는 아직 개발이 완료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선 예측하기 어렵다. 마지막 마무리 작업중인데 이 단계가 사실 가장 중요하다.

'아이온' 서비스 일정은..."(함께 배석했던 엔씨소프트 관계자가 '다음 주중 공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언한다.)

- 게임사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우원식 상무와 이찬진 대표 등과 '한글'을 공동개발했고 '한글'이 국내시장에서 9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러한 소프트웨어가 수출이 되지 않더라.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중 수출이 되는 것은 게임 박에 없었다. 그래서 게임을 선택했다.

인터넷 게임을 선택한 것은 PC나 콘솔게임과 달리 우리가 기술발전을 주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세계 중심으로 설수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 오픈마루를 통해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 제작에 도전하는 것은 엔씨가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전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스토리지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다."

- 엔씨가 한국 최고의 게임기업으로 오래동안 군림해왔다. 그런데 최근 넥슨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미 영업익 규모에서 엔씨를 앞질렀고 올해 양사의 신작의 성패에 따라 매출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고 넥슨이 최초로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

"매출 규모의 추월이 이뤄질수도 있고 그렇다 한들 관계치 않는다. 넥슨도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한 좋은 업체이며 김정주 사장과도 곧잘 연락하며 지낸다. 나는 한번도 엔씨가 1위 업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 정말인가?

"그렇다. 그리고 기업체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제품이 잘 되길 바라지 언론이 생각하는 것 처럼 남과의 경쟁에 그리 큰 신경을 쓰질 않는다. 글로벌 1위를 향해 달릴 뿐이지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 엔씨의 강약점을 꼽아달라.

"10년간 축적한 앞선 기술력이 가장 큰 강점이다. 기술적인 문제점은 전혀 없다고 자신해도 좋다. 다만 기술력에 비해 기획력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이는 엔씨 뿐이 아닌 모든 게임사들의 문제다. 우리 혼자 힘으로 극복할 수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형적인 성장에 비해 관리계층이 다소 취약한 점도 문제점이다. 그래서 회사를 외형적으로 더욱 키울 생각은 없다."

- 최근 E3 전시회에 참석했다. 세계 게임 시장의 메인 스트림인 북미 시장 현장에서 본 게임 트렌드는 어떠했는지.

"게임 내 월드가 사람들을 특정한 시츄에이션으로 유도하고 상호 작용하는, 이용자가 빠져드는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게임들이 눈에 띄었다. 게임과 인터넷의 상호작용이 더욱 긴밀하게 이뤄지는 추세를 실감했다.

엔씨가 추구하는 모델도 이러한 쪽에 가깝다. 개발 중인 '아이온'을 통해 게임내 월드와 이용자의 상호작용이 일부 구현되고 2~3년 후에는 이러한 상호작용이 더욱 고도화되는 게임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기술발전에 토대를 두고 고도의 게임플레이 위주로 회귀를 보여주는 그룹도 있었다. 두 가지 흐름이 공존할 것으로 보이고 어느 한쪽으로의 쏠림 현상을 보이진 않을 것 같다."

- E3 행사 기간 중 소니와 콘솔게임 개발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콘솔시장 진출을 위한 움직임은 어느 정도 준비돼 왔나?

"PS2, X박스를 바탕으로 한 시험적인 성격의 콘솔게임 프로젝트는 그간 진행해왔다. 이전부터 소니, MS와 논의를 진행해 왔는데 논의 좀 하다 결렬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소니와의 협약은 원론적인 수준이어서 현 단계에선 아직 별거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웃음). 이전에 진행해왔던 프로젝트 중 1~2개는 PS3용으로 선보이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 MS가 아닌 소니와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엔씨가 소니를 선택한 것인지? 소니가 엔씨를 선택한 것인지?

"소니와 손을 잡은 것은 MS에 비해 온라인 관련 정책이 좀더 유연하기 때문이다. MS의 X박스 라이브는 정책이 고착돼 있고 라인업도 이미 차 있는 반면 소니 쪽은 좀 더 여지가 있고 우리 콘텐츠를 더욱 잘 서비스 해줄 것으로 판단해 선택했다.

누가 누구를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우리가 건방지진 않았다(웃음)."

-엔씨의 해외 시장 추가 진출, 글로벌 프로젝트 추진은 어떻게 되나?

"'리니지'는 아시아 시장에서, '길드워'는 북미 시장에서 성공했으나 아직까지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성공시키진 못했다. 꼭 이뤄야 할 숙원이다.

그에 앞서 각 진출시장에 특화된, 현지화된 서비스에 주력하는 것이 우선이다. 중국과 같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거대시장도 있다. 그 때는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의 경우 될때까지 계속 도전할 것이다."

- 만약 게임을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지?

"그동안 엔씨소프트로 게임을 10년 동안 했고 전체적으로 소프트웨어 사업을 20년동안 했다. 절대 한눈 팔지 않았다. 게임사업에 손을 대지 않았으면 지금도 코더로 일하고 있을 것이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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