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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해외시장 진출 신호탄, 우루무치 공장


 

실크로드의 시작점 우루무치는 중국 북경에서 비행기로 네시간 가까이 가야할 정도로 변방에 위치해있다. 기차로 가면 72시간이 꼬박 걸린다.

13개 종족이 뒤엉켜 살고 있으며 위그루족이 주민의 90%를 차지한다. 위그루족은 중국인들조차 비화족(非化族)이라 부를 정도로 문명화되지 않은 종족이다.

이런 낙후된 곳에 SK그룹이 IT의 첨단이라고 할 수 있는 휴대폰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중국 GSM 휴대폰 판매 라이선스 획득을 노리고 있다.

SK텔레텍의 중국 합작법인인 SK모바일은 최근 중국에서 CDMA 판매 라이선스를 획득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GSM 가입자 비율이 80%로 압도적이기 때문에 GSM 판매 라이선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 중국은 단일 시장으로 최대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그리고 노키아, 모토롤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과 중국계 기업들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 시장은 세계 휴대폰 산업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이 곳에서 안착할 수 있다면 유럽이나 미주 등 다른 시장 진출에서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SK그룹은 중국이 벌이고 있는 서부 개발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GSM 라이선스 획득에 유리해질 수 있으며 각종 세제 혜택 등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루무치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중국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동서 균형 국토개발 정책의 핵심 도시다.

SK가 이 곳에 첨단 휴대폰 공장을 설립한다면 낙후된 서부 지역의 경제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우루무치가 속한 신장성의 왕락천(王樂天) 당 총서기는 중국 정치 서열 11위의 막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는 거물급 인사로, SK그룹 입장에서는 다방면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SK그룹에서는 이번 공장 기공식을 위해 특별히 조정남 부회장을 보내 왕락천 당총서기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도록 했다.

신장성에 모바일 관련 기업이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우루무치시도 SK그룹의 진출에 대해 매우 고무돼 있다.

기공식이 있던 27일에는 30개의 기구와 1천여개의 현수막, 500여개의 깃발이 시내에 설치됐다.

동서양 문명이 교차되는 우루무치에 거점을 둠으로써 유럽과 중앙 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용이해진다. 우루무치에는 국제 공항에는 유럽과의 직항로도 개설돼 있다.

김일중 SK텔레텍 사장은 "우루무치 공장은 서부 지역에 판매하는 휴대폰을 생산하고 중앙 아시아와 유럽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편, SK그룹은 이번 중국 공장 설립을 계기로 내수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루무치 공장은 SK그룹이 소비재 산업에서 최초로 해외에 진출한 공장이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이 해외 수출을 통해 국부 창출에 기여한 반면, 지금까지 SK그룹은 내수 기업의 이미지가 강했다.

SK가 이번에 중국 공장 기공식에 수십명의 내외신 기자를 초청한 것도 이미지 변신을 널리 알리고 싶은 속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삼성이나 LG에 비해 중국내에서 SK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낮은 편이어서 앞으로 난관도 예상된다. 한국 사정에 밝은 사람도 'SK=석유회사' 정도로만 알고 있지 정보통신과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SK텔레텍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국 AS망 구축을 최우선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SK그룹이 중국 휴대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삼성전자나 LG전자, 팬택과 더불어 한국의 휴대폰 산업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루무치(중국)=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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