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한미약품이 1조원대의 초대형 신약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4년 만에 또다시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최근 잇따른 계약 파기로 주춤했던 한미약품이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기술수출된 신약은 듀얼 아고니스트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이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호르몬인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 치료제다.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약효 지속 기반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있다.
앞서 글로벌 제약사 얀센이 2015년 총 계약 규모 9억1천500만달러에 사갔다가 지난해 계약을 파기한 바 있다. 비만과 당뇨를 동시에 치료하는 효능을 기대했으나 당뇨 치료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쳐 4년 만에 한미약품에 기술을 반환했다.

업계에선 한미약품의 이번 기술수출이 그동안 수차례 이어졌던 기술 반환으로 인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랩스GLP글루카곤 듀얼 아고니스트(HM12525A·듀얼 아고니스트)'의 개발 및 제조, 상업화 권리를 글로벌 초대형 제약사인 미국 MSD에 이전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1천만달러(약 119억원)와 단계별 기술료 등을 포함하면 최대 8억6천만달러(약 1조272억원)를 받게 된다.
듀얼 아고니스트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이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호르몬인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 치료제다.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약효 지속 기반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있다.
퇴짜 맞은 후보물질이 다시 부활한 것은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됐다.
MSD는 비만 당뇨 등과 같은 계열의 대사질환인 NASH 치료에 듀얼 아고니스트가 효과를 낼 것으로 봤다. 당뇨 치료 효능은 다소 못 미치지만 비만에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임상 결과를 접하고서다.
한미약품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얀센과 수행했던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전 세계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NASH 치료제는 아직 없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비만과 당뇨를 동시에 조절하는 방식으로 MSD와 함께 NASH 치료 신약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을 사들인 MSD의 샘 엥겔 임상연구센터 당뇨·내분비내과 총괄박사는 "듀얼 아고니스트의 임상 2상시험 결과는 해당 후보물질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임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며 "MSD는 이 후보물질에 대한 개발을 계속해 대사질환 치료를 위한 의약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1987년 로슈에 처음 항생제 제조기술을 수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97년과 2015년에도 초대형 글로벌기업을 상대로 계약을 맺는 등 기술수출에 성과를 거뒀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신약 개발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실패가 새로운 혁신을 창출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고(故) 임성기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혁신 신약 연구개발을 중단 없이 하겠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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