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유럽의 인수·합병(M&A)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기업 관련 M&A는 거의 본 적도 없다고 합니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 기업들보다도 한국기업은 글로벌 M&A 시장에서 존재감이 뒤쳐져 있죠."
지난해 한국기업들의 인수·합병(M&A)가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등 기업간 M&A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해외 M&A는 크게 부진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시장 M&A 전체 규모 중 94.6%가 국내 기업 간 인수이며, 해외기업과의 M&A는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견·중소기업의 해외 M&A는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은 실정.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에 회사를 매각하려고 하거나, 해외기업을 인수하려고 해도 정보와 노하우가 부족하며 전문가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중소기업 경영자들이라면 해외 전문 M&A 자문사를 표방하는 네오테니(대표 김정식)를 관심있게 볼 만하다. 네오테니는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던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해외 M&A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로 설립된 당찬 기업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韓 IT중소기업 인기…인수대상 해외 中企도 다수
올해 초 정식 출범한 네오테니는 설립된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벌써 3건의 M&A를 진행중이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기업의 유럽기업 인수를 진행중이며, 해외기업의 한국기업 인수도 2건 추진하고 있다. 영국, 독일, 스위스, 태국의 M&A 자문사와 협업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한 덕분이다.
김정식 네오테니 대표는 영국 에식스 대학교(University of Essex)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3년간 유럽과 미국의 몇몇 다국적 기업에서 글로벌 마케팅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해외 시장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해외 M&A에 대한 정보가 취약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네오테니를 설립했다. 회사의 역사는 짧은감이 있지만 창업 전에 김 대표가 프리랜서로 혼자 관련 업무를 처리한 경험이 적지 않다고.
김 대표 외에도 ING 그룹 런던 지사 및 네덜란드 본사에서 전략 컨설턴트를 역임한 한스 웨이마스 시니어 컨설턴트, 거슨레만그룹(GLG) 한국·중국지사 이사를 역임한 구지영 팀장 등이 현재 네오테니에 합류해 있다.
김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의 경우 기업마다 1년에 1~2건씩 여러 사업부를 사고 팔고 통합하면서 일상적으로 M&A가 이뤄지고 있다"며 "M&A를 통해 역동성을 높이는 것이 경제 성장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에도 최근 한국기업 간의 M&A는 활발해지고 있지만 해외 M&A는 부진한 상황이다. 인바운드(해외기업의 한국기업 인수)와 아웃바운드(한국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모두 그렇다.
10여년 전부터 정부와 금융기관의 강력한 지원을 통해 해외 M&A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고, 보수적인 성향이었지만 최근 2~3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M&A에 나서고 있는 일본에 비해서도 한국은 크게 뒤쳐져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유학파 2세들이 경영에 나서면서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도·태국 등 신흥 아시아 국가 기업들이 M&A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것과도 비교된다.
인바운드 M&A의 경우 과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나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자동차 인수 등으로 해외 자본의 한국기업 인수에 대해 아직까지 '먹튀'나 기술 유출 등의 우려하는 시선이 아직 존재한다.
김 대표는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투자자(FI)의 경우 차익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업과 같은 전략적투자자(SI)들은 대부분 유통채널이나 생산거점 확보, 제품 공급 등을 목적으로 인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수 후 시너지를 많이 고려한다"고 전했다.
오히려 기업 인수 후 생산과 연구개발이 한국에서 이뤄지면서 고용창출이나 해외 노하우 전수 등으로 기업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M&A 시장에서는 헬스케어 기업들이 주목 받으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 밖에 국내 IT나 자동차 부품사, 온라인게임사에 대한 M&A 수요도 높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반대로 한국기업이 해외기업을 인수하고자 하다면 독일 기업을 눈여겨 볼 것을 조언했다.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너무 큰 기업은 인수하기에 부담스럽잖아요. 독일은 중소기업의 저변이 두텁고 정부 지원도 잘돼 있어요. 하지만 가업을 물려받은 젊은 경영자 중에서 회사를 팔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 매물이 많은 편입니다."
김 대표는 특히 "기술적으로는 일본·미국에 뒤떨어져 있고, 가격에서는 중국에 쫓기고 있는 한국기업들이 필요한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이 있는 독일의 강소기업을 인수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기업이 유럽기업을 인수하게 되면 장벽이 높은 유로존 대기업들의 공급채널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는 효과도 생긴다는 점 때문이다.
◆"중소기업 맞춤형 해외 M&A 자문사 지향"
김 대표는 글로벌 M&A 시장의 호황 속에서도 한국기업들의 M&A는 부진한 이유로 해외 M&A 전문가의 부족을 꼽았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증권사나 회계법인 등 국내 업체들 중 해외 M&A에 제대로 된 노하우를 갖고 있는 곳이 드물었어요. 그래서 대부분 해외 딜(거래)은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같은 외국계 대형 투자은행(IB)들이 독점하다시피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곳들은 엄청난 착수금과 수수료를 요구하죠. 작은 기업들 입장에서는 문턱이 너무 높은 겁니다."
또한 기업이 직접 해외 M&A를 추진하고 싶다 해도 해외의 매수·매도자를 어떻게 발굴해야 할지, 협상은 어떻게 해야 할지, 현지 법규나 규제사항은 어떤지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것도 막막한 상황이다.

네오테니는 외국계 대형 IB에 접근하기 힘든 중견·중소기업들의 해외 M&A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착수금만 1억원이 넘어가는 기존 IB들에 비해, 네오테니는 착수금을 딜 규모에 따라 적게는 1천만원에서 5천만원 수준으로 잡았다.
M&A 자문사로서 네오테니는 인수 과정에서 전반적인 작업 일정, 인수가격, 절차, 구매 지분 비율, 협상 상대 분석 등 전반적인 실행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인수 실행 과정에서는 정밀실사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합당한 거래금액의 범위를 고객사에 제안해준다. 인수 조건 협상과 합의에 대한 진행과 부수적인 행정업무 지원도 이뤄진다.
그는 "M&A 딜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 파악과 기업가치 평가 능력인데, 이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M&A 자문사를 이용하면 성공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이 제시하는 정보에서 행간을 읽어, 약점이나 과장된 부분 등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상대 회사에 대해 충분히 파악할수록 협상 테이블에 유리하게 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제 제조업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든 시대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한국기업들도 고부가가치 사업 분야의 역량을 키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해외 M&A가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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