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이 착하고 근면하면 됩니다."
옥션 파워셀러의 성공법을 담은 책 '옥션에서 돈버는 인터넷창업'을 펴낸 노주환씨가 털어놓은 성공비결이다. 비결이라기에는 너무 싱겁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초기 비용이 들지 않은 옥션에서 파워셀러가 되려면 착한 심성과 성실은 가장 중요한 밑천인 까닭이다.
"옥션에서는 누구나 제품을 등록하고 수수료만 내면 됩니다. 브랜드도 권리금도 없죠. 덕분에 누구나 옥션에서 팔 수 있지만 파워셀러 자리를 지키는 것 또한 어렵습니다. 결국 판매자의 성실과 진심어린 서비스만이 고객을 잡아둘 수 있는 셈이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국내에 운영 중인 쇼핑몰만 비공식적으로 3만개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한때 붐이 일던 SOHO 창업부터 최근에 일고있는 투잡스, 사오정(4050정년)과 청년실업 탈출 창구로 인터넷 쇼핑몰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고 있다. 그러나 만만하게 보고 들어왔다가는 고생만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노씨는 쇼핑몰로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사람들에게 '옥션'을 통해 쇼핑몰 노하우부터 배우라고 조언한다. 자금이나 전문지식 없이 시작할 수 있고 실패 부담도 적다. 열심히만 하면 전문몰 운영보다 낫기 때문이다.
실제로 옥션에는 월 3천만원대 매출을 올리는 파워셀러도 있다. 제품 구입비 수수료 배송 등을 빼더라도 웬만한 월급쟁이보다 소득이 높다는 뜻도 된다. 그이상의 소득을 원한다면 그때는 자기 브랜드를 건 쇼핑몰 운영에 나서면 된다.
노씨가 이처럼 새내기 운영자에게 '옥션'을 강조하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그의 특이한 이력과도 무관치 않다. 당초 전자상거래와 거리가 먼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99년 '된다' 싶은 생각만으로 의류전문몰 '이지웨어'를 열었다.
1만2천원짜리 하나를 팔면 4천원꼴로 남는 장사로 시작해 월 5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꽤 잘 나갔다. 포토샵부터 웹툴 제작 등 웬만한 것은 혼자 할 정도로 전문가가 다됐다. 그러다 의류 전문쇼핑몰을 구축해달라는 의뢰를 받은 게 인연이 돼 아예 전자상거래 컨설팅을 본업으로 삼게됐다.
컨설팅을 해보니 인터넷쇼핑몰을 열었다 3개월도 못돼 접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았다. 제대로 된 성공 비결을 찾던 그는 지난해 컴텍스에서 '옥션'을 보고 '모델이 되겠다' 싶어 책까지 내기에 이른 것.
옥션 측과 협의끝에 1년에 걸친 준비과정속에 파워셀러 15명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들은 '노하우'를 책에 담을 수 있었다. 그가 만난 파워셀러 중에는 실패 끝에 옥션에서 성공한 사례도 심심찮다.
사업을 하다 IMF를 만나 실패했던 한 사업가는 버리려던 물건을 옥션에 올렸던 게 계기가 돼 파워셀러로 거급났다. 자신이 입었던 임부복을 팔려고 시작했던 한 주부는 이제 자기 브랜드를 가진 상인이 됐다.
과수원을 하는 아버지를 도와 과일을 팔기 시작했던 대학생까지 동기는 천차만별이지만 이들은 '옥션에서 기회를 일군 사람들'이란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노씨는 '뜻'만 있다면 성공은 남의 얘기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과욕은 금물이다. 옥션에서 월 3천만원 이상 팔려는 욕심은 버리라고 충고한다.
"개당 2만∼3만원짜리로 월 3천만원을 올리려면 1천개를 팔아야하는데 하루 처리 가능한 주문량은 40여개 안팎입니다. 이 이상 넘어가면 소화가 힘들죠. 주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반품이나 주문취소도 늘게 마련인데 일단 고객불만이 늘면 실패의 지름길이 되기 마련입니다."
물론 누구나 옥션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잘 아는 분야부터 시작해 주변 지원을 십분 활용하는 게 비결. 특히 농촌직거래 대학생, 전업주부나 판로 확보가 어려운 중소업체운영자가 제격이라고 말한다.
"좁은 취업문으로 좌절하는 대학생이 많은데 옥션과 같은 인터넷쇼핑몰 창업에도 눈을 돌려볼 것을 권합니다. 젊은 감각과 톡톡튀는 장점때문만 아니라 유통과 마케팅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됩니다."
그는 특히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진출이 필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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