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신약 개발 부문에서 AI(인공지능)의 효율성이 부각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 관련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허가 과정에 필요한 문서 작업까지 AI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AI를 활용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대폭 줄이는가 하면 임상환자 모집도 수월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eec3504bfbce8f.jpg)
4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전반적인 업무에 AI(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운영 효율성 증대, 신약 개발 가속화, 환자 경험 개선,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후보물질 탐색, 임상시험 설계, 환자 데이터 분석, 약물 효과 예측 등 복잡한 과정을 자동화하고 정밀화해 전체 연구개발(R&D) 과정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기존 방식의 신약 개발은 평균 10년 이상이 걸리고, 성공 확률도 10% 미만에 그쳤다. 특히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만 평균 최대 4년이 소요됐다. 그러나 AI를 활용하면 이 과정을 수개월 내로 단축할 수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분석에 따르면 기존 방식으로 도출한 후보물질의 임상 1상 성공률은 일반적으로 최대 60% 수준이지만, AI 기반으로 발굴한 경우 최대 90%까지 향상할 수 있다. 현재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의 40~50%가 AI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들 중 약 75%는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흥원 관계자는 "AI 기술을 활용하면 신약 후보물질 발굴뿐 아니라 임상 데이터와 예측 모델을 활용해 임상 환자도 2배나 빨리 모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셀트리온은 AI 신약 개발 강화를 위해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신약연구본부 산하에 'AI 부트캠프(Boot Camp)' 조직을 두고, 후보물질 도출·검증하고, 바이오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등을 통해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의약품 개발 전 단계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세포주 품질을 향상시키고, 의약품 제조에 필요한 배양 조건을 예측·설정하는 방식이다. 임상·허가 단계에서도 빅데이터를 통해 최적화된 임상시험 조건을 탐색한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규제기관 제출용 허가문서 작성 프로그램 개발에도 착수했다.
SK바이오팜은 AI 솔루션 기업 피닉스랩과 문서 자동화 솔루션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문헌 검색, 데이터 분석, 문서 작성 등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맞춤형 AI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피닉스랩은 SK네트웍스의 AI 기술 개발을 담당하던 조직으로 지난해 9월 분사한 기업이다. 문헌 조사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전 과정 자동화를 지원하는 생성형 AI 솔루션 '케이론'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경우 2018년부터 AI 기반 약물 설계 플랫폼인 'HUBLE(허블)'을 개발해 초기 연구에 활용해왔다. 업그레이드 버전으로는 '허블 플러스'가 있고, 이를 통해 표적단백질분해기술(TPD), 방사성 의약품(RPT)을 개발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AI의 효율성이 입증되면서 각 기업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관련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는 의무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재 채용에서도 AI 전문가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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