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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강국 내손안에 있소이다"...FCI 윤광준 사장


 

에프씨아이(FCI) 윤광준 사장(41)은 연간 1억대의 휴대폰을 생산하는 휴대폰 강국 대한민국에 없어선 안될 존재다.

그는 휴대폰을 만들지 않는다. 대신 휴대폰 등 이동통신 단말기에 꼭 들어가는 무선주파수(RF) IC칩을 설계, 개발한다.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 세트 단말기 대신 알맹이인 RF 핵심부품을 만드는 것이다.

국내에 단말기 개발 및 제조업체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러나 윤 사장처럼 휴대폰을 동작시키는 RF 칩셋을 개발하는 업체는 손꼽을 정도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아직 '휴대폰 독립 국가'로서 입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87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반도체연구단에 들어가 98년까지 12년간 통신 반도체만 연구해온 윤 사장은 그동안 MMIC(고주파단일집적회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 RF(무선주파수변환) 핵심칩 등 휴대폰 RF 솔루션 국산화에 앞장서 왔다.

"RF 칩 개발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자본과 기술집약적인 사업입니다. 98년에 창업을 했지만 작년에야 처음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성과가 보이지 않는 만큼 인내가 필요한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윤 사장의 가장 큰 고객은 삼성전자다. 작년 5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CDMA RF 핵심 칩을 공급한 이래 지금은 제품개발과 기술지원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FCI는 올 1분기 삼성전자 협력업체 품질 평가에서 연속 A 등급을 받을 만큼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윤 사장은 올해 LG전자에 RF 칩을 공급하는 것을 추진중이다. 현재 국내 휴대폰 RF 칩 솔루션 시장의 1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불모지인 휴대폰용 핵심부품 사업에 뛰어든 윤 사장도 어려운 일이 많았다.

"퀄컴, RFMD, 맥심 등 세계적인 전문기업들과 경쟁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핵심 MSM 모뎀 칩을 독점하고 있는 퀄컴이 일괄 공급형태로 RF 칩까지 공급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진입이 어려웠습니다. RF칩 개발 전문업체들이 초기 자생력을 키우기도 전에 문을 닫고 빠져 나간 상황입니다. 시장 논리상 맞는 측면도 있지만 휴대폰 입국(立國)이라는 국가젹인 목표를 생각하면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업계의 공조가 시급합니다."

뚝심과 고집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윤 사장도 지난 5년간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 왔다.

요즘 윤 사장은 세계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업계 전체가 힘을 모을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내 구멍가게식 사업보다는 모뎀침이나 RF칩, 드라이버 IC 등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이 힘을 모아 전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을 겁니다. 엔지니어 출신 사장이란 사고의 틀을 깨보자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볼륨(규모)을 키워놔야 하는 부품 업체 입장에서 언제 어려운 일을 겪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윤 사장은 이를 위해 업계의 조찬 모임이나 각종 세미나, 강좌 등을 일일이 찾아 다닌다.

그는 조만간 GSM용 RF 칩과 무선랜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창립 10년이 되는 해에는 미국의 RFMD(RF마이크로디바이스)처럼 휴대폰 RF 핵심부품 분야에서 전문 기업이란 평가를 받겠다는 바램이다.

"처음 ETRI를 나와 창업했을 때와는 달리 이젠 감을 잡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 생각한 목표를 절반도 이루지 못했지만 우리나라가 휴대폰 강국으로 발전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 FCI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윤 사장은 15년간 검도를 수련, 검도 5단에 사범 자격증까지 갖고 있다. 그래서 한 번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장을 보고 만다. 사람의 마음가짐을 중시하고 승부욕이 남못지 않아 일에서만큼은 대충대충이 통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에 승부가 나는 아이템보다 실패 확률이 높은 휴대폰용 RF 핵심칩 개발의 외길을 걷고 있는 윤 사장의 고집스러움이 당당해 보인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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