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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입찰 가격 점수 산정 기준 바꾸라"...SW업계


 

"가격 점수 평가 기준을 바꾸어 주세요."

소프트웨어(SW) 업계가 "국가를 상대로 한 경쟁 입찰 때 가격 점수를 산정하던 종래의 평가 기준을 바꾸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덤핑 가격을 써낸 기업이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한 조치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근거한 조달청 회계예규에 따르면 현재 가격 점수 산정 방식은 입찰 참여업체 가운데 '최저 제안 가격'을 해당 사업자의 '제안 가격'으로 나눈 뒤 가격 점수 비중을 곱하고 여기에 100을 곱한 방식이다.

업계가 주장하는 것은 이 방식에서 분자로 돼 있는 '최저 제안 가격'을 입찰 참여 업체의 '평균 가격'으로 바꾸어달라는 게 요지다. 그렇게 되면 업체별 제안 가격에 의한 점수 차이가 줄어들게 된다. 또 그렇게 되면 사업 선정 기준에서 가격보다 기술이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보면 이 방식을 바꾸는 게 어떤 효과를 내는 지 극명해진다.

A라는 국가 프로젝트가 떴다. 사업자 선정 방식은 기술점수 80에 가격 점수 20이다. 100점 만점이다. 이 입찰에 C업체와 D업체 두 곳이 참여했다. C 업체는 50원을 써냈고, D 업체는 100원을 써냈다. C업체가 덤핑을 한 것.

조당청 회계예규에 따르면 C업체의 가격점수는 20점이다. 또 D업체의 가격 점수는 10점이다. 10점 차이가 생긴다. D업체가 이 사업을 따내려면 기술 점수에서 10점 이상을 극복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C업체의 가격점수는 최저 제안가(50)을 C사 제안가(50)으로 나눈 '1'에 가격점수 비율인 0.2를 곱한 뒤 다시 100을 곱해서 '20'이 나오게 된다. D 업체의 가격 점수는 마찬가지 방식으로 최저 제안가 50을 이 회사 제안가 100으로 나눈 뒤 C사와 똑같은 방식으로 0.2와 100을 잇따라 곱하면 '10'이 된다.

이를 업계가 주장한 대로 바꾸면 결과는 달라진다. 분자 50이 두 회사의 평균 가격인 75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렇게 계산하면 D사의 점수는 15점이 된다. 현재 방식보다 5점이 올라가는 것이다. 또 C사 점수는 30점이 나온다. 하지만 가격과 기술 비중이 8대 2이기 때문에 만점은 20점이다. C사는 덤핑을 쳐서 단순 계산방식으로 30점을 받았지만 만점인 20점만 받게 되는 것.

결국 산정 방식이 바뀌면 두 회사의 점수 차이는 10점에서 5점으로 줄게 된다. 덤핑을 쳐도 기술 점수에 의한 사업자 변동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업계는 한국SW산업협회를 통해 이같은 요구를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 및 재정경제부에 건의하는 한편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관철시킬 방침이다.

한편 SW업계는 이 조항 외에도 덤핑 사업자의 사업 기회를 줄이고 국가가 발주한 사업의 계약 가격을 현실화하기 위해 국가계약법시행령 개정안 및 이에 따른 부처별 회계 예규 개정에 대해서도 다양한 요구를 하고 있다.

현재 조달청 회계 예규 가운데 ▲기술점수와 가격 점수의 비중이 7대3(SW), 5대5(하드웨어)로 돼 있는 것을 공히 9대 1로 바꾸고 ▲예가의 95%로 돼 있는 계약 가격 상한선을 '예가 이내'로 바꾸고 ▲업체 제안가의 평균 가격 이하로 돼 있는 계약 가격을 '선정된 사업자의 제안 가격'으로 바꾸자는 게 골자. 이게 지켜지면 가격 점수보다 기술 점수가 더 존중받게 되고, 해당 사업자는 적자 사업 구조를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업계는 특히 현재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근거한 조달청 회계 예규가 건설업의 특성에 맞춰 제정된 것이기 때문에, 이와 특성이 다른 SW 분야의 사업을 평가하는 데는 다른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행령을 고쳐 지식용역사업에 대한 별도규정을 두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와 정부통신부는 업계의 주장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보고 개정안에 반영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중이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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