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해커'인 케빈 미트닉이 오랜 투쟁 끝에 햄 라디오 라이선스를 갱신할 수 있게 됐다. 미트닉은 또 다음달부터는 인터넷 서핑을 재개할 수 있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트닉은 감옥에 있던 지난 1999년 햄 라디오 라이선스 갱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미트닉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청문회를 명령했다. 한 때 '미국 역사상 가장 악명높은 컴퓨터 범죄자'라는 게 그 이유였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지난 23일 마침내 미트닉에게 라이선스를 부여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미트닉이 철부지 시절이었던 10대에 해킹을 시작해 엄청난 중죄인으로 성장했지만, 이젠 정직한 시민으로 변신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는 것이 법원의 평가다.
미트닉은 FCC로 하여금 자신의 햄 라디오 라이선스를 갱신해 주도록 하기 위해 총 1만6천 달러의 법정 비용을 쏟아부었다. 미트닉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아마추어 무선 라디어 자격증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트닉은 '미국 역사상 가장 악명높은 컴퓨터 범죄자'란 주홍글씨를 달고 있는 인물. 그는 모토롤러, 노벨, 노키아,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유수 업체들과 사우스 캐롤라이나(USC) 대학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해, 소프트웨어를 훔치고 데이터를 변조한 혐의로 체포돼 5년 동안 연방 법원에서 복역했다.
검찰은 미트닉이 기업 컴퓨터 네트워크에 수 천만 달러의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미트닉은 지난 2000년 1월 출소했지만, 연방법원은 그에게 인터넷 사용금지라는 제한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이제 내년 1월 20일로 보호관찰이 종료되면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미트닉은 보호관찰 조건에 따라 컴퓨터, 소프트웨어, 모뎀이나 인터넷과 연결된 장비를 사용할 경우엔 정부의 허락을 얻도록 돼 있다. 여행이나 취업 역시 제한을 받았다.
미트닉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컴퓨터 범죄를 방지하는 회사를 바탕으로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법무부 컴퓨터 범죄국의 크리스토퍼 페인터는 "미트닉의 보호관찰이 끝나게 되면 어떠한 특별 감시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인터는 미트닉을 기소했던 인물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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