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데이터공유 mVoIP…아이패드 사용 제한

[정미하기자] #수원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A씨는 퇴근길 지루함을 달래려 친구와 아이패드로 페이스타임(Facetime)을 하려 했지만 통화 상태가 이상해서 당황했다. 연결은 됐지만 화면이 정지 혹은 검정색으로 표시되고, 소리 끊김 현상이 발생한 것. 반면 아이폰5에서는 페이스타임이 문제없이 작동했다. 아이폰와 아이패드 모두 LTE모드에서 페이스타임을 시도한 것인데, 모회선인 아이폰에서만 페이스타임이 작동한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은 현재 33·44 등 일부 저가 요금제 이외에는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허용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는 모든 요금제에서 mVoIP를 쓸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하지만 이통사가 '데이터공유'를 하는 자회선에서는 mVoIP를 막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른바 '데이터쉐어링'인 데이터공유는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할당된 데이터를 여러 장치에 나눠쓸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스마트폰이 모회선이고 3G 혹은 LTE 스마트폰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추가한 스마트 기기가 자회선이다. 아이패드, 갤럭시탭과 같은 태블릿PC, 갤럭시 카메라 등 유심슬롯이 있는 공기기가 자회선으로 등록가능한 스마트 기기에 속한다.

그런데 문제는 자회선의 mVoIP는 와이파이(WiFi) 상태일 때만 자유로울뿐 데이터공유를 하는 자회선에는 mVoIP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모회선이 3G 단말기이면 모회선 요금제가 허용하는 mVoIP가 남아있을 경우에만 자회선에서 mVoIP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회선이 LTE 단말기이면 자회선에서 mVoIP 자체를 이용할 수 없다.

KT는 모회선이 3G이든 LTE이든 자회선에서 mVoIP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결국 SK텔레콤과 KT는 주력망인 LTE에서 자회선 mVoIP를 허용하지 않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mVoIP를 사용할 수 있는 자회선 기기가 없다.

이에 따라 아이패드를 자회선으로 등록할 경우 애플 제품끼리 데이터망을 이용해 통화할 수 있는 페이스타임, 구글 행아웃, 스카이프 등과 같은 mVoIP는 이통사의 제한 때문에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관계자는 "자회선은 데이터 전용 단말기인 경우가 대다수라 mVoIP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자회선에서 WiFi를 이용한 mVoIP는 가능하며, KT는 데이터쉐어링 가입자에게 8천원 상당의 올레 WiFi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패드류를 별도의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해서 쓸 경우에는 3G이든 LTE든 상관없이 mVoIP를 허용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이같은 서비스차단은 통신사들의 수익늘리기에 지나지 않다는 지적이 더 많다.

SK텔레콤의 경우 자회선의 mVoIP를 허용하는 3G에서는 자회선 1대당 데이터공유 대가로 3천원을 과금하지만 자회선 2대까지는 데이터공유가 무료인 LTE에서는 자회선의 mVoIP를 막아놓은 점 역시 통신사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요금제를 소비자에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소비자가 계약에 의해 적절한 비용을 지불했는데도 기기에 따라 mVoIP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검토한 뒤 시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