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경기자] "KT 회장이 되기보다는 오이솔루션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현재 글로벌 양방향 트랜시버 시장 1위에 멈추지 않고, 세계 5대 통신장비 전문기업이 될 겁니다."
광통신부품기업 오이(OE)솔루션(대표 박용관·추안구)의 박용관 대표(사진)는 오는 23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6일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포부를 전했다.
미국 스탠포드대 물리학 박사로 루슨트 산하 벨연구소 출신인 박 대표는 글로벌 통신업계의 유명인사다. 최근 박 대표는 KT의 신임 회장 후보로 거론되며 주목 받기도 했다. 김종훈 전 미래부장관 후보자의 추천이었다.
그는 "이미 KT에 후보군에서 이름을 제외해달라고 했다"며 "거론된 것은 영광스럽지만, 오이솔루션 같은 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지난 2003년 동료들과 함께 설립한 오이솔루션은 광트랜시버를 개발·제조하는 기업이다. 광트랜시버란 광송신기(트랜스미터)와 수신기(리시버)의 합성어인데, 광통신망을 연결하는 광케이블과 데이터 전송을 하는 전송장비 사이에서 전기신호를 광(빛)신호로, 광신호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핵심부품이다. 이 회사는 칩, 광부품, 모듈 등 광통신의 핵심부품 분야를 모두 수직계열화했다.
현 주력 제품은 양방향 광트랜시버다. 이 시장의 글로벌 1위다. 3천억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17.5%를차지하고 있다. '고품질 저가격' 전략을 통해 글로벌 통신장비 최상위 시장과 저가 시장을 모두 공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신규 성장동력으로는 작년에 세계 최초로 출시한 '스마트 트랜시버'에 기대가 크다. 이른바 '생각하는 똑똑한 송수신기'로 차세대 스마트 네트워크에 꼭 필요한 광통신부품이라고 한다.
지난 2012년 연결 매출액은 665억원, 영업이익은 65억원, 순이익은 6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46.8%, 144.6%나 된다. 평균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내며 제조업치고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보통 1분기는 비수기다. 통신업체들이 사업계획을 세우는 시기이다 보니 발주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제품 영역은 텔레콤(음성통신), 데이터콤(데이터통신), 무선백홀(WBH) 등 대부분의 통신영역을 커버한다.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WBH 시장의 성장이 지속중으로, 시장환경은 우호적이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일본 후지 치메라(Fuji Chimera) 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세계 광트랜시버 시장 규모는 4조7천억원, 2016년에는 6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도 15.3%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휴대 멀티기기 사용이 늘고 고성능·고속화·융합화 등 응용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오이솔루션의 주력분야인 WBH 시장은 오는 2016년까지 연평균 18.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오이솔루션은 해외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12년에는 국내 LTE시장 활성화로 국내 매출 비중이 컸지만 올해 3분기에는 수출 240억원을 해내며 매출 비중의 59%를 수출로 일궜다. 지역별 매출액도 북미 68.9%, EU 20.4%, 일본 9.7% 등 광통신 선진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거래처는 시스코, 루슨트알카텔, 노키아, 후지쯔, 삼성전자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글로벌 통신장비 강자들이다.
◆경영권 변동 가능성은 있으나 대응 충분
한편, 오이솔루션은 향후 경영권 변동 우려를 안고 있다. 지난 2011년까지 오이솔루션의 최대주주였던 성신양회가 구조조정을 하면서 KB인베스트먼트와 산은캐피탈에 각각 15.14%의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성신양회는 두 회사와 풋백옵션 계약을 맺어 오는 2015년까지 성신양회가 이 지분을 다시 매수할 수 있다.
이에 현 최대주주인 박찬 부회장과 박용관·추안구 공동대표 등은 총 54.31%의 지분을 공동 의결권으로 행사해 대응할 예정이다. 이들의 상장주식 보호예수 기간도 1년이 아닌 2년으로 길게 잡았다.
◆청약 일정은?
오이솔루션은 총 110만주의 공모주 청약을 추진한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8천500~9천300원이다. 이번 공모로 93억~107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자금은 일단 R&D(연구·개발) 비용, 공장 신설, 영업비 등 기업의 도약을 위한 준비에 사용하고, 일부는 사내에 남겨두고 기술력 있는 업체의 M&A 자금 등으로 쓸 계획이다.
이달 9~10일에 기관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격이 확정되면 오는 12~13일에 일반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23일, 주간사는 대신증권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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