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연기자] "사람 좀 키웁시다. 사람을 키워야 게임이 성공합니다."
엔씨소프트 배재현 부사장이 지적한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인재관리'였다.

배 부사장은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에서 '차세대 게임과 한국 온라인 게임의 미래'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국 게임 업계가 성공하려면 인센티브 주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매출이 자신의 인센티브보다 많다고 생각하면 창업을 하라."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온라인 게임 개발 업체 엔씨소프트에서 14년여를 근무하면서 '리니지1' 프로그래머, '리니지2' PD 등 굵직한 작품의 핵심 개발자로 활동한 배재현 부사장. 그는 최근 '블레이드앤소울'과 '작룡문'을 개발지휘하면서 현재 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중핵인물이다.
배 부사장은 "과거 패키지 게임 개발 때와 달리 온라인 게임의 경우 출시한 이후 라이브서비스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재충전의 시간이 없어 조직원이 서서히 소모되간다"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에서 열심히 뛰어서 진화해야만 겨우 생존하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고 언급했다.
이직이 잦은 온라인 게임 업계의 세태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배 부사장은 "더이상 업계에 메뚜기는 없어져야 할 것"이라면서 "경력자 면접을 보게되면 자신을 경력을 부풀리거나 거짓으로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면접자가 자신의 포트폴리오라고 들고 온 원화가 면접관의 작품이었던 경우도 봤다"고일갈했다.
◆"한국산 게임, 이제 경쟁력 우위에 있지 않다"
배 부사장은 "온라인 게임 시장은 레드오션이 됐고, 중국도 더 이상 한국 게임의 성공가능성이 결코 높지 않다"면서 "게다가 한국은 미국 등 글로벌 빅 플레이어에 비해서 개발인력과 자본도 적기 때문에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15%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지만, 이는 대부분 1위 게임업체인 텐센트가 40% 넘는 성장을 해 8조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것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넷이즈, 샨다 등 나머지 게임 업체들은 매출 성장이 정체되거나 줄어들었다. 텐센트는 한국산 게임인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를 중국 시장에서 지난 수년간 톱1,2위에 올려놓으면서 연매출 8조라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배 부사장은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가 잘 되는 것이 한국게임이 잘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 둘이 없다면 나중에 한국게임이 이 자리를 차지할 것이냐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 부사장은 향후 개발되는 신작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 이머징 시장보다는 미국과 유럽 등 메이저 시장을 공략 ▲ 게임 출시 초반부터 영어를 기준으로 글로벌 출시 등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체 게임 시장 파이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온라인의 경우 그 반대"라면서 "글로벌 런칭, 즉 무국적 출시가 기본이 돼야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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