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그 많던 쿼티폰 어디로 갔을까…"
우리나라에도 스마트폰 초기 시장 때는 쿼티(qwerty) 자판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종종 출시됐었다. 지금 이동통신 매장에 가면 터치폰만 진열돼있다.
'다양한 폰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마침 팬택이 미국 시장에서 쿼티 자판을 채용한 '머로더(Marauder)'를 출시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북미에서는 '메시징폰' 시장이 여전히 존재하며, 쿼티 자판을 탑재한 스마트폰 인기도 남아 있다.

'머로더'의 첫인상은 '튼튼해 보인다'는 것이다.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다소 작은 3.8인치 디스플레이에 패브릭 패턴을 적용해 단단한 가죽의 질감이 연상됐다. 유선형 디자인, 손에 쏙들어오는 크기로 손에서 미끄러질 염려가 없고 그립감이 우수했다.
다만 쿼티 자판을 채용해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무겁고(172g), 두께가 11.8mm로 묵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쿼티 자판을 꺼내 타자를 쳐봤더니 어느 정도의 두께는 이해가 됐다. 자판 두께가 얇아질 수록 손에서 놓칠 염려는 커질 것 같았다.

'머로더'는 아이스크림샌드위치 운영체제를 적용해 안드로이드 이용자에게 익숙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제공한다.
팬택은 '머로더'에 기본 UI뿐 아니라 스마트폰 초보자용 '스타터모드(Starter Mode)'를 탑재해 사용성을 높였다.
'스타터모드'를 설정하자 바탕화면에 날씨, 전화부 바로가기, 전화걸기, 브라우저, 지도 등 간단한 기능만 표시됐다. 앱 화면으로 진입하자 전화부, 메시징, 카메라, 미디어, 브라우저, 도구, 세팅으로만 이뤄진 간단한 메뉴가 나왔다.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나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이용자들에게는 유용할 듯 했다.
문자를 보낸다 치고 메시지 창을 켜고 쿼티 자판을 눌러 봤더니 '쫄깃한' 느낌이 들었다. 키패드 자체를 올록볼록하게 만들어 누르는 느낌이 좋았다. 오타가 날 일이 적을 것 같다. 참고로 '머로더'는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
카메라 기능은 다소 아쉬웠다. 최근 팬택의 고급사양 스마트폰은 최신 카메라 모듈을 사용해 연사 촬영 시에도 DSLR급의 결과를 내는 반면 '머로더'는 피처폰 수준의 기능만을 제공한다. 후면 500만 화소, 전면 30만화소에 불과하다. 야간 촬영 시에도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냈다.
'머로더'는 최신 사양을 환영하는 우리나라 이용자에게는 그닥 환영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화를 받고 문자를 보내는 휴대폰 고유 기능에 충실한 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쿼티폰이라는 특징이 이 폰을 가진 사람을 돋보이게 해줄 것 같다. 국내에도 다양한 특징을 가진 스마트폰이 출시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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