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제조사들이 신제품·신기술을 적극 선보이며 시장 영역 지키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그동안 경쟁 디스플레이인 액정표시장치(LCD)에 밀려 위축된 모습을 보였던 PDP 제조사들은 소비전력과 해상도, 두께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필수 요건에서 LCD에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디스플레이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PDP 기업들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관련 기업들이 발광효율 등 개선에 나서면서 대형 영역에서 가격차와 함께 PDP의 이점이 부각되고 있다.
29일부터 31일까지 일본에서 세계 3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평판디스플레이(FPD) 인터내셔널 2008'이 열리는 가운데, 국내 LG전자와 삼성SDI는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신제품 소개에 나서고 있다. 세계 PDP 업계에선 일본 파나소닉이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삼성SDI와 LG전자가 2위 다툼을 벌이며 '3강 구도'를 공고히 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초슬림·친환경·고효율 PDP 모듈 및 대형 PDP TV 신제품 12종을 선보인다. 회사 측은 '초슬림존'을 마련해 두께 25㎜(1인치)의 127㎝(50인치) 크기 풀HD PDP를 전시했다. 이로써 최근 LCD 진영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초슬림 평판 TV 경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5㎜ 두께의 PDP는 화질손상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적화된 초슬림 형태로 평가되고 있다. 파나소닉이 올해 초 미국 '소비가전전시회(CES)'에서 같은 두께의 PDP TV를 선보였다. PDP 진영에선 일본 파이오니아가 CES에서 두께 9㎜ 제품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뒤이은 PDP 제조사업 철수로 상용화는 미지수인 상태.
PDP 업계에선 비용을 줄이면서 휘도(밝기)를 개선하는 발광효율 끌어올리기가 최대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PDP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경쟁에서 대형화 및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데 핵심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기존 제품에 비해 밝기를 30% 향상시키고, 소비전력을 50% 낮춘 모듈을 전시했다. 삼성SDI도 부품수를 줄이고 구동회로를 최적으로 설계해 재료비를 절감하면서, 소비전력을 기존 대비 40~50% 줄인 고효율 127㎝ 풀HD PDP를 선보였다.
각 제품은 명암비를 개선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함으로써, 향후 PDP 주요 제품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PDP 업계는 현재 와트당 2.5~3루멘(lm/W) 정도인 PDP 발광효율을 오는 2010년까지 10lm/W까지 개선해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납·수은 등을 사용하지 않은 PDP, 기업대 기업 간(B2B) 시장을 타깃으로 한 152㎝(60인치) PDP TV도 전시했다. 또 명암비가 100만대 1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에 버금가는 PDP도 선보였다.

삼성SDI는 이번에 해상도가 풀HD의 4배에 달하는 4천96×2천160픽셀(4K2K)의 업계 최고 해상도 160㎝(63인치) PDP를 출품했다. 이 제품은 최근 삼성전자가 시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는 차세대 UD(Ultra Definition) LCD(3천840×2천160픽셀)보다 더 높은 해상도를 자랑한다. 차세대 TV의 해상도 면에서도 PDP와 LCD의 경쟁이 지속될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
삼성SDI는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D, 디지털간판)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겨냥한 터치스크린 기능 내장 160㎝ PDP와 3차원(3D) 영상을 구현하는 147㎝(58인치) PDP도 내놨다.
PDP 제조사들은 LCD에 비해 약점으로 꼽혔던 두께, 소비전력, 화질 등을 대폭 보강함으로써 PDP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LCD가 중소형부터 대형까지 각종 기기들에 탑재되는 반면, PDP는 TV·DID 등 대형 영역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PDP 기업들이 신기술의 상용화와 함께 향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져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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