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슈퍼컴 4호기 주인공은 누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진행하는 슈퍼컴퓨터 4호기 구축 프로젝트에 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ISTI는 대용량 컴퓨팅 부문과 초병렬 컴퓨팅 부문으로 나눠 분리 발주하고 최근 제안 설명회를 마감했다.

대용량 컴퓨팅(SMP) 부문에는 한국HP와 한국IBM이 각기 자사 아이테니엄 프로세서 기반 서버와 파워 프로세서 기반 서버로 입찰에 응했으며 초병렬 컴퓨팅(MMP) 부문에는 한국HP와 한국IBM 외에도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델코리아-크레이 컨소시엄, 그리고 이례적으로 삼성전자가 참여했다.

슈퍼컴 4호기는 총 65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대용량 컴퓨팅에는 약 300억원, 초병렬 컴퓨팅에는 약 185억원이 투입된다.

따라서 이번 슈퍼컴 구축에 공급권을 따내는 업체는 물량 확보와 동시에 슈퍼컴퓨터라는 공급 사례를 확보, 자사 서버의 성능에 대한 검증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에 각 업체들은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다.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이번 슈퍼컴 프로젝트는 누가 주인공이 될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 이에 각 요인별로 어떤 부문을 KISTI가 중요시 여기는지 살펴봤다.

◆핵심은 서버 성능

현재 슈퍼컴 4호기 구축을 위해 입찰한 서버들의 성능은 일차 키재기가 완료된 상태다.

먼저 대용량 컴퓨팅 부문에서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IBM의 파워 6 프로세서와 인텔 아이테니엄 II 쿼드코어 프로세서(코드명 투킬라)가 적용된 신제품들이 경합을 벌이게 된다.

한국IBM은 현재 제안한 파워5+ 제품이 경쟁사의 제품보다 월등히 높은 성능을 낸다는 점, 그리고 세계 슈퍼컴 Top500 지수에도 무려 45% 이상을 IBM 제품으로 공급했다는 점을 내세워 경쟁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한국IBM 측은 "현재 파워5+만으로도 본사에서 자체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실시해본 결과 경쟁사를 압도하는 성능치가 나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더구나 2008년에 파워6 프로세서가 본격 출시돼 공급되면 이 성능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HP측은 "HP는 현재 제품이 아니라 2008년에 출시될 투킬라를 제안할 예정"이라면서 "하나의 프로세서에서 4개의 코어가 연산되면 향후 서버 한대에서 256코어까지 확장 가능하고 이는 슈퍼컴 성능치로 볼 때 1테라플롭스에 달하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초병렬 컴퓨팅 부문에서는 AMD 프로세서 기반 서버를 제안한 한국썬과 인텔 프로세서 기반 서버를 제안한 IBM, 델-크레이컨소시엄, 삼성전자 등이 있다. 한국HP는 11일 현재 플랫폼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각 응찰 업체들은 가격과 서버의 집적도, 성능을 고려해 각기 자사가 최대로 지원할 수 있는 슈퍼컴의 성능치를 제안했다.

아이뉴스24의 조사에 따르면 프로세서 갯수는 각사마다 천개에서 2천개 이상까지 다양했는데, 한국썬은 제안 서버만으로 약 250테라플롭스, 한국IBM과 삼성전자는 각각 190테라플롭스를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HP는 인텔 기반 서버로 약 230테라플롭스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내부적으로 확정을 짓지 못해 AMD 기반 서버로 제안을 번복할 가능성을 남겨둔 상태다.

◆블레이드 vs 랙마운트

슈퍼컴 구축에서 또 한가지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서버의 폼팩터다. 이 경우는 대용량 컴퓨팅보다는 초병렬 컴퓨팅 부문에 해당한다.

슈퍼컴 자체가 단위 면적당 높은 연산 능력을 내는 초고성능 시스템이기 때문에 일부 초병렬 컴퓨팅 부문에 지원한 업체들은 블레이드 폼팩터를 제안했다.

블레이드 서버는 가로로 눕힌 랙마운트 서버보다 공간 집적도가 높고 시스템과 시스템을 연결하는 클러스터링 및 관리 용이성이 높아 슈퍼컴의 '단위 면적당 높은 성능'이라는 조건을 충족할 만 하다는 것이 블레이드 서버를 제안한 진영의 설명이다.

만약 KISTI가 초병렬 컴퓨팅 부문에서 블레이드 폼팩터를 선택하게 되면 서울대학교 슈퍼컴에 이어 초대형 블레이드 슈퍼컴이 탄생하기 때문에 블레이드 서버 시장에 큰 효과를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블레이드 서버의 발열 문제나 높은 가격 등이 KISTI의 요구와 맞지 않을 경우 KISTI는 랙마운트 기반 서버를 선택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블레이드 진영에서 일단 얼마만큼까지 KISTI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글로벌 서버 틈서 국산 서버도 명함

특히 이번 슈퍼컴 구축 입찰에서는 삼성전자의 참여가 돋보인다. 그간 슈퍼컴 구축 입찰에 국내 업체가 명함을 내민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측은 "쟁쟁한 글로벌 서버 업체들이 최고 성능을 겨루는 자리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입장에서는 대단한 발전"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낙찰을 받는 것이지만 꼭 이번 기회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성능 테스트와 입찰 과정에서 내공을 쌓고 이 경험치를 바탕으로 향후 대형 프로젝트에 활용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노림수다.

◆향후 연구 성과 기여도

무엇보다 KISTI는 이번 슈퍼컴 구축 프로젝트에서 슈퍼컴 구축 및 운영에 대한 기술 노하우는 물론 향후 연구 개발에 대한 노하우까지 쌓는다는 입장이어서 응찰 업체들에게 '기술 이전'에 대한 기대도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참여 업체들은 KISTI의 이같은 속내를 읽고 어느정도까지 기술 이전이 가능한지 본사와 의사를 타전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는 만약 선정된다면 국내 업체로서 자체 기술을 아낌없이 이전하고 공기관인 KISTI와 국익을 위해 공동 연구 개발에 힘쓰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글로벌 업체들의 경우 지적 재산권을 비롯해 원천 기술에 대한 미묘한 문제가 남아있어 기술 이전이라는 단어를 쉽게 꺼내지는 못하는 형국이다.

이처럼 변수가 많은 슈퍼컴 프로젝트는 이달 말까지 검토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달부터 본격적인 사업자 선정과 구축 심의를 거치게 된다.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참여 업체들은 내부 부서들끼리도 함구령을 내리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슈퍼컴 4호기 주인공은 누구?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