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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DB손보 지분 확대…김준기 지배력 강화


6월에만 집중 매입…DB와 합산지분율 1.52%로
자사주 소각 영향 최소화·얼라인파트너스연합 대항 성격 평가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DB그룹의 반도체 계열사 DB하이텍이 DB손해보험 주식을 다시 사들였다. 2월 자기주식 소각 공시 이후 주가 하락 국면을 매집 기회로 삼았다.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 속에 경영권 방어용 자사주가 소각으로 사라지는 가운데, 김준기 창업회장 측이 현금을 보유한 계열사를 앞세워 의결권 기반을 직접 메우는 행보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6거래일 동안 DB손해보험 주식 4만5000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보유량은 35만주에서 39만5000주(0.60%)로 늘었다. 투입 자금은 66억5787만원이다. 전액 회사 보유 자금이다. 매수 단가는 주당 14만2437~15만4042원으로, 2월27일 자사주 소각 의결 당시 기준 주가 20만5500원보다 4분의 1가량 낮은 수준이다.

이번 지분 매입에는 DB의 참여없이 DB하이텍 단독이라는 점에서 지난해와 달라졌다. DB는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60만주(0.92%)를 762억원에 확보한 뒤 매입을 멈췄고, DB하이텍은 작년 8월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매집을 지속하고 있다. 두 제조 계열사의 DB손해보험 합산 지분은 99만5000주, 1.52%가 됐다.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왼쪽)과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왼쪽)과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김준기 창업회장이나 김남호 명예회장은 보유 주식이 담보로 묶인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으로 공백이 생긴 경영권 공백을 반도체 활황으로 자금 여력이 생긴 DB하이텍이 메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준기 창업회장이 직접 보유한 420만8500주는 전량 하나은행·광주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증권금융 등에 담보로 잡혀 있다. 담보유지비율은 110~120%, 이자율은 연 3.90~4.94%다. 현금이 빈약한 DB 대신, 영업현금흐름을 갖춘 반도체 제조사가 매집을 떠안은 구조다.

배경에는 행동주의펀드의 공세와 자사주 소각이 맞물려 있다. DB손해보험 지분 1.9%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는 잔여 자사주 전량 소각과 주주가치 제고를 공개 요구했고, 회사는 2월 발행주식의 약 5.6% 규모 자사주 소각을 의결했다. 외국인 지분은 46%에 이른다. 그동안 DB손해보험의 자사주 15.19%는 경영권 방어용 우호지분 역할을 해왔으나,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이 방패가 사라지게 됐다. 소각은 일가의 연명 지분율을 끌어올리지만, 막상 표대결에서 행사할 우호 의결권은 줄인다. 줄어드는 방어 지분의 자리를 계열사 직접 보유분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분율 상승의 성격도 단순 매집과 다르다. DB손해보험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는 직전 7080만주에서 이번 6550만349주로 530만주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141만6000주와 올해 3월 388만3651주를 각각 소각한 결과와 일치한다. 이에 따라 김준기 대표보고자와 특별관계자 14인의 연명 합산 지분율은 지난해 10월 24.44%에서 이번에 27.57%로 3.13%포인트 올랐다. 이 가운데 약 2%포인트는 매수가 아니라 소각에 따른 효과로 계산된다. 직전 보유주식 수를 이번 발행주식 총수에 대입하면 26.42%다. 매수로 끌어올린 몫보다 소각이 안겨준 몫이 컸다.

다만 27.57%를 곧바로 김준기 측 지배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합산에는 김남호 명예회장 지분 9.74%가 그대로 포함돼 있다. 단일 최대 보유자도 김준기(6.43%)가 아니라 김남호다. 김준기 창업회장 진영으로 묶이는 본인·김주원·문화재단·DB·DB하이텍 지분은 약 16.75% 수준이다. 견제 대상으로 거론되는 김남호 명예회장의 보유 주식이 한 주도 늘지 않은 사이, 김준기 측 계열사만 매집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이번 변동의 본질이다.

이번 매집은 지난해 6월 김남호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김준기 창업회장의 측근인 이수광 전 DB손해보험 사장이 회장으로 복귀한 직후 시작된 흐름의 연장선이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2002년 DB손해보험, 2007년 DB의 최대주주 지위를 차례로 김남호 명예회장에게 넘겼으나, 2022년 DB 주식 864만여 주를 되사들이며 격차를 좁힌 바 있다. 회장 교체와 계열사 동원이 김남호 명예회장 견제와 맞물린다는 분석이 그룹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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