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주가 띄우기'가 눈물겹다.
유동성을 늘려 거래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기업들의 액면분할이 붐처럼 일고 있다. 대개 액면가 5천원 짜리가 대상이다. 이를 500원짜리 10주로 쪼개는 게 말 그대로 인기다.
액면분할이 실제로 주가 상승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어 상승기 주가흐름이 부진했던 기업들이 너도나도 액면분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상장기업들의 액면분할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거래소)과 코스닥 기업 18개사가 잇달아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2월 초 동양시스템즈가 액면 5천원짜리를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한 데 이어 포스데이타, 코엔텍, 제일약품, 한솔텔레컴 등도 같은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이외 동일패브릭, 삼일제약 등이 5천원짜리 액면을 1천원으로, 한국내화의 경우 액면 1천원짜리 주식을 500원으로 분할하는 등 주식쪼개기가 인기다.
이처럼 상장기업의 액면분할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하면 최근들어 크게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2월 한달간 액면분할을 결정했던 기업은 휘닉스피디이 등 7개 사에 그쳤다. 1년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올들어 기업들의 액면분할이 늘어난 것은 증시 활황세와도 무관치 않다. 거래나 주가흐름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기업들의 경우 주가관리에 대한 압박이 커진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액면분할은 말그대로 자본금은 그대로 둔 채 주식수만 늘리게 돼 유동성 확보, 거래량 증가, 주가상승효과 등을 수반하곤 한다.
액면분할 기업의 주가흐름이 양호한 것도 이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액면분할 했던 기업들은 이후 거래량 등이 늘면서 상당한 효과를 봤다.
지난해 2월 액면분할을 결정했던 휘닉스피디이는 올들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분할 당시에는 상당한 오름세를 보였다. 당시 4천500원으로 액면 5천원을 밑돌 던 주가는 분할소식에 보름만에 25% 이상 올랐다.
4월 500원으로 분할된 이후에도 최고 7천740원까지 올랐다. 액면 5천원으로 환산할 경우 7만원을 웃돈다는 뜻이다. 액면가만 감안하면 분할 이전보다 15배는 오른 셈이다.
마찬가지로 5천에서 500원으로 분할했던 KEC가 분할이전 1천800원대던 주가가 액면 500원인 지금 2천200원대를 형성, 액면가 기준으로 10배 이상 오른 셈이고 경농도 5천원짜리를 1천원으로 분할한 뒤 2천600원하던 주가가 현재 6천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렇다고 액면분할이 바로 주가상승과 이어지는 것 만은 아니다. 제일약품의 경우 지난달 23일 액면분할을 결정한 뒤 당일에만 6% 급등했지만 이후 며칠만에 상승세를 반납했다.
포스데이타도 지난달 17일 액면분할 결정 뒤 이틀새 10% 가까이 급등했지만 이내 상승세가 꺽이면서 일부 상승폭을 반납했다.
더욱이 액면분할 뒤 발행주식수가 너무 많아진 경우는 오히려 주가흐름에 걸림돌이 된다. 특히 실적 등의 뒷받침 없이 단순한 주식 분할만으로는 주가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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