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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 승부는 속도"…AI 협업으로 1등 수성


LoD 급등 속 플랫폼 R&D·데이터 공유로 개발 주기 유지
삼성전자는 HBM4 구조 혁신…양사 전략 대비 뚜렷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개발 속도’와 ‘협업 생태계’를 앞세운 수성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술 난이도(LoD)가 급격히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제품 출시 주기(cadence)를 늦추지 않는 것이 메모리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판단이다.

이승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이성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코리아 2026’ 기조연설에서 “제때 좋은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것이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이라며 “개발 기간의 준비를 제대로 맞출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공정이 단순 미세화 경쟁을 넘어 구조 혁신과 신소재 도입 단계로 접어들면서 개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부사장은 “기술 난이도 상승 곡선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과거 방식으로는 케이던스를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플랫폼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스케일링이 계속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결국 케이던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질문이 오늘 발표 전체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전략은 제품마다 새로운 기술을 즉흥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핵심 공정을 모듈화해 여러 세대에 걸쳐 재사용하는 개발 체계다.

단일 제품 중심 개발로는 양산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협업 방식도 선제적으로 바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장비·소재 기업과 기술 로드맵을 조기에 공유하고, 연구 초기 단계부터 공동 개발을 시작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로드맵 정렬 이후 알파(α) 장비, 베타(β) 장비, 양산 장비로 이어지는 개발 흐름을 앞당겨 핵심 병목을 미리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승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6세대 제폼인 HBM4. [사진=SK하이닉스]

발표에서 언급된 ‘Virtual FAB’는 실제 양산라인 이전에 협력사 장비와 공정을 검증할 수 있는 가상 개발 환경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는 특히 구조·소재 탐색에 소요되는 시간이 차세대 경쟁의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소재 후보를 찾고 개념 검증(PoC)을 거쳐 제품에 적용하기까지 초기 단계만 4~5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 10년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난이도”라며 “개발 기간만 4~5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법으로는 AI 기반 R&D 전환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소재 물성 데이터, 장비 성능 데이터, 공정 테스트 데이터를 공유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고, AI 모델과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신소재 탐색과 공정 최적화를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AI를 도입하면 물질 탐색 시간을 400분의 1로 줄일 수 있었다”며 “데이터 공유가 차세대 협업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경쟁을 단순 제품 성능이 아니라 ‘개발 체계와 속도전’으로 확장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같은 날 기조연설에 나선 삼성전자가 HBM4에 4나노 로직 베이스 다이를 적용하고 커스텀 HBM, cHBM, zHBM까지 구조 혁신 로드맵을 제시한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구조 승부’로 기술 변곡점에서 주도권 탈환을 노린다면, SK하이닉스는 ‘케이던스 수성’과 협업 플랫폼으로 선두를 지키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한 셈이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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