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의 기술 동맹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글로벌 완성차(OEM) 업체와 빅테크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양사가 신기술 협력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배터리부터 스마트 팩토리, 사물인터넷(IoT)까지 최근 연이어 미래 신사업 관련 협력 방안을 내놓고 있다.
![5G 특화망이 구축된 현대차 사업장에서 자동물류로봇(AMR)이 가동 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https://image.inews24.com/v1/b1a539b6f475b6.jpg)
현대차-삼성전자, 울산 EV전용공장·美 HMGMA '스마트 팩토리' 구축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5세대(G) 특화 레드캡' 기술을 앞세워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한 제조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5G 특화망은 첨단 산업용 장비와 로봇이 즐비한 최첨단 공장 안에서 장비 간에 통신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외부 이동통신망 대신 자체 5G 기지국을 세워 별도의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는 전용 통신 체계다.
양사가 실증을 마무리한 '5G 레드캡(P-5 RedCap)'은 한 단계 발전한 기술로, 저전력·저사양·저비용으로 기존 공장 내 통신에 이용하던 와이파이(wifi)를 넘어 5G 수준의 통신속도와 데이터 처리 용량, 안정적인 연결성과 저지연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엔 자동 물류 로봇처럼 고성능 장비에만 5G 특화망을 적용했는데, 레드캡 기술을 도입하면 차량 검사 장비나 소형 무선 공구, 카메라, 태블릿PC처럼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를 고속 무선통신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말부터 국내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에 테스트 베드를 구축해 5G 특화망 기술 검증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현대차 울산3공장 의장라인에 5G 특화망을 양산 적용해 무인운반시스템(AGV) 수십여대를 운용하고 있다.
첨단 공장으로 지어진 미국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미국 현지 법규와 상황에 맞춰 최적화 설계된 5G 특화망을 구축해 자율이동로봇(AMR) 200여 대를 운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울산 전기차(EV) 전용 공장에도 5G 특화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5G 특화망 레드캡 기술의 양산성을 확보해 울산 EV 전용공장을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공장으로 도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5G 특화망이 구축된 현대차 사업장에서 자동물류로봇(AMR)이 가동 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https://image.inews24.com/v1/a02dbcabcc7a74.jpg)
현대차·기아-삼성SDI,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
현대차·기아는 삼성SDI와 손잡고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에도 나선다.
현재 대부분의 산업용 로봇은 전용 배터리가 없어 전동 공구나 경량 전기 이동수단(LEV) 등에 쓰이는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구조가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로봇의 특성상 배터리 탑재 공간이 제한적인 데다가 규격에 맞춰 작은 셀을 적용하면 출력 용량도 함께 줄어드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이에 양사는 각 사가 보유한 자원과 전문 기술 역량을 한곳에 모아 로봇 최적화 배터리를 개발하고, 다양한 서비스 로봇에 탑재한다는 공동 목표를 세웠다. 배터리 형태를 제한된 공간에 최적화하는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출력과 사용시간을 대폭 늘린 로봇 전용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신규 개발 배터리의 로봇 적용 평가와 성능 고도화를 맡는다. 다년간의 로봇 개발과 운용 경험으로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배터리 최대 충·방전 성능, 사용 시간·보증 수명 평가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고용량 소재를 개발하고, 설계 최적화를 통한 배터리 효율 고도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 사용 시간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5G 특화망이 구축된 현대차 사업장에서 자동물류로봇(AMR)이 가동 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https://image.inews24.com/v1/c6abf5372ac4d8.jpg)
기아-삼성전자, PBV 맞춤형 IoT 솔루션 개발
기아가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에도 삼성전자가 전략적으로 참여한다. 기아의 PBV와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B2B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스마트싱스 프로(Smart Things Pro)'를 연동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B2B 고객의 PBV와 차량 외부 비즈니스 공간이 연결되고, 자동화 제어가 가능해진다.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는 미래 모빌리티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으로 전환하는 것에 발맞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삼성전자 기술 제휴 및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PBV와 스마트싱스 프로의 접목도 그 연장선으로, 기존에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했던 기술 협력의 범위를 B2B 사업자 고객으로까지 확대하게 된 것이다.
양사의 전방위 '기술 동맹'은 글로벌 완성차와 빅테크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에선 혼다와 소니가 합작사를 설립해 첫 전기차 '아필라'를 공동 개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생성형 AI의 큰 손 엔비디아는 도요타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협업키로 했다. 미국 완성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부상한 중국의 BYD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확장 적용하기로 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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