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악수만으로 상대방에게 사진을 전송하고, 건강상태를 체크해 병원으로 정보를 전송해주는 '옷'이 판매될 것 같다. 또 졸음운전을 방지해주는 장갑도 출현할 전망이다. 항상 몸에 달려있으면서 신체상태나 정보를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컴퓨터를 몸에 지니고 살 세상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입는 컴퓨터, 즉, 웨어러블 PC란 사용자가 이동환경에서 자유자재로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소형화, 경량화해 신체 또는 의복에 착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컴퓨터다.
IT839 전략의 일환으로 차세대 PC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정보통신부는 차세대PC의 발전방향을 ▲지니고 다니는 전자비서(휴대형), ▲입는 전자도우미(착용형), 그리고 ▲먹는 컴퓨터의 3단계로 보고 있다.
아직은 상용화 측면에서 볼 때 휴대형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이미 착용형과 먹는 컴퓨터로의 발전이 진행중이다. 또 형태로 볼 때는 산업계에서도 휴대형에서 착용형, 액세서리형으로의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02년 64억달러 규모이던 세계 차세대PC 시장은 오는 2007년에 354억달러로 늘어나고, 2010년이면 778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로 36.4% 수준의 고성장세로, 특히 착용형 컴퓨터의 세계시장 규모는 연평균 성장률 71.2%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가트너는 2010년 선진국 인구의 60%가 웨어러블 컴퓨터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상태. 한국 차세대PC협회에서도 웨어러블 컴퓨터 기술이 안정기에 이르기까지는 약 5년에서 10년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차세대PC 산업의 국내현황
차세대PC분야는 기존 PC산업과는 달리 지배적 경쟁구도가 아직 불분명한 미개척의 신규 시장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은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면서 복잡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
국내에 차세대PC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정통부가 차세대PC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부터다. 지난 4월에는 차세대PC학회가 만들어졌고, 산업계의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차세대PC산업협회도 곧이어 창립됐다.

현재 정보통신부와 전자통신 연구원(ETRI), KAIST 등의 차세대PC에 대한 공동연구가 진행중이다. ETRI는 지난해 5월 모바일컴피아 등과 계약을 맺고 의복형 PC인 '웨어러블 퍼스널 스테이션'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고, 올해 초에 최초로 손목시계 모양의 웨어러블 PC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산업용 어플리케이션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제품화가 이뤄져 사용되는 상태지만, 앞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가격을 낮추고 실용성을 갖춘다면 큰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물론 일반인들이 쉽게 사용하기까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기술개발이나 안전문제 외에도 디자인에도 신경써야 하고, 가격대를 낮추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정통부 정보기술팀의 정규연사무관은 "차세대PC의 난제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발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차세대PC가 활성화될 잠재력은 있으나 가시적인 시범사업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범사업 추진과 함께 일반인과 기업의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관련 전시회와 세미나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사무관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산업에 귀중한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그는 또 "기존의 섬유, 패션, 의료, 안경 등의 전통산업과의 접목도 중요하다"며, "산업 클러스터를 구성, 타 산업과의 통합모델을 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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