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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오너가 형제 '반란 성공'…"소액주주가 도왔다" (종합)


주총서 '모녀 연대' 꺾고 이사회 과반 장악…OCI그룹과 통합은 '무산'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경영권 분쟁에서 결국 형제가 웃었다. 창업주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추천한 5명의 이사가 모두 이사회 진입에 성공해 과반을 차지했다. 현 경영진인 모녀(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 이사 후보 안건 6개는 모두 부결됐다. 이에 따라 형제가 반대하는 OCI그룹과의 통합 계획도 무산될 전망이다.

'한미-OCI그룹 통합'을 둘러싼 한미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을 결론 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28일 열렸다. [사진=뉴시스]
'한미-OCI그룹 통합'을 둘러싼 한미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을 결론 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28일 열렸다. [사진=뉴시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제51회 정기 주총을 개최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을 의결했다.

출석 주주는 대리출석을 포함해 216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소유 주식 수는 5962만4506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6776만3663주)의 88.0%를 차지한다.

이날 주총의 하이라이트로 꼽혔던 이사 선임 표 대결에선 형제 측이 완승을 거뒀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추천한 △임종윤(사내이사) △임종훈(사내이사) △권규찬(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 등 5명의 이사 선임 주주제안이 가결됐다.

반대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추천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사내이사) △OCI홀딩스의 이우현 회장(사내이사) △최인영(기타비상무이사) △김하일(사외이사) △서정모(사외이사) △박경진(사외이사) 등 이사 6명 선임안은 부결됐다.

이번 표 대결 승리로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9명 중 절반이 넘는 5명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번 표 대결의 이유이자, 형제가 반대하는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과의 통합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OCI 측 역시 주총 종료 후 "주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통합 절차를 중단한다. 향후 재추진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표 대결의 승패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결정했다. 양측 모두 과반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자력으로 이사 선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우호지분은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 국민연금공단까지 더해 약 42.66% 수준이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 우호지분은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약 40.57%로 양측의 지분차는 약 2%포인트에 불과하다. 모녀 측이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지만 어느 한쪽이 뚜렷하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다.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과 그의 동생 임종훈 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 FKI타워에서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향후 계획을 밝혔다. [사진=전다윗 기자]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과 그의 동생 임종훈 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 FKI타워에서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향후 계획을 밝혔다. [사진=전다윗 기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 만큼, 주총 과정에도 잡음이 많았다. 당초 예정됐던 오전 9시를 3시간 가량 넘긴 오후 12시 24분에 주총이 시작됐다. 많은 주주들이 참석한 만큼 의결권 집계 및 위임장 확인 절차 등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 탓이다.

개회 이후에도 지연은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 55분께 한미사이언스는 2호 의안의 표결 결과를 15분 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나, 결론 도출 과정에서 시간이 더 걸리며 급히 정회를 요청했다. 결국 오후 3시를 조금 넘겨서야 결과가 나왔다.

의장은 건강상의 사유로 불참한 송영숙 회장을 대리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신성재 전무가 맡았다. 임주현 부회장도 일신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으며 현 경영진인 모녀가 모두 주총에 불참하게 됐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오전 9시 10분께 주총장에 입장해 자리를 지켰다.

깊어진 가족 간 갈등의 골을 엿볼 수 있는 장면도 잇따라 등장했다. 임 전 사장이 의장 대리인 신 전무의 자격을 걸고넘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미등기 임원인 신 전무가 자신을 등기이사로 소개하자 임 전 사장은 "미등기 임원이 등기이사로 자신을 소개한 건 사기"라며 "미등기 임원은 (대표이사의) 직무대행자가 될 수 없다는 고등법원 판례가 있다. 절차 진행 적법성을 따져 이의제기하겠다"고 지적했다.

이사 선임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형제는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신 전무가 회사 측 후보자를 추천한 배경을 설명했지만, 형제 측 주주제안 안건에 대해선 사유를 제시하지 않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임 전 사장은 격양된 목소리로 "한미의 수준이 참담하다"고 지적하며 각 후보를 짧게 소개했다. 소개를 마친 뒤에도 "이상으로 후보자 설명을 급조해 마치겠다"고 쏘아붙였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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