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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보험 전매]②미국 시장 잠재력 2120억달러


1980년대 에이즈 환자 증가로 시장 물꼬
금융시장 변동에 영향 없어 헤지펀드 몰려

[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에선 사망보험 계약 전매가 활발하다. 은퇴 후 소득 상실로 곤란에 처한 노인들과 높은 수익률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사망보험 계약 전매 제도가 활발한 나라는 미국이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국가도 전매 제도를 허용하고 있지만, 미국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미국은 대규모 사망보험 계약 전매 시장(life settlements market)이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미국 투자 자문 업체 커닝(conning)은 미국 사망보험 계약 전매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잠재력(2019~2028년까지 거래액)을 2120억 달러로 추정했다. 한화로는 원·달러 1333.9원 기준 282조7800억원이다.

미국 사망보험 계약 전매 중개업체 홈페이지 [사진=Magna life settlements]
미국 사망보험 계약 전매 중개업체 홈페이지 [사진=Magna life settlements]

미국도 처음부터 사망보험 계약 전매 시장이 활성화한 것은 아니다. 사망보험을 사고파는 근거는 1911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마련됐지만, 실제로 시장 형성의 물꼬가 터진 건 1980년대다.

당시 에이즈(AIDS)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의료비 확보 차원에서 본인의 사망증권을 대거 판매했다. 에이즈에 걸린 사람은 대부분 동성애자다 보니 배우자도 자식도 없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평균 수명이 길지 않다 보니 수익성이 높은 시장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에이즈 신약이 개발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이후 2000년대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고 시장이 활성화됐다. 은퇴 후 소득을 확보하려는 노인층과 수익성(보험료 대납 대비 수령 보험금)을 맛본 업자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특히 투자자 입장에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도 수익률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사망보험 증권은 금융시장과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

사망보험 계약 매매는 피보험자가 직접 매수인에게 문의하거나 브로커의 중개로 이뤄진다. 브로커가 사망보험을 보유한 피보험자들과 접촉하고 매수인과 연결한다. 계약자가 매수인에게 증권을 팔면 계약을 중개한 브로커는 판매대금의 30%가량을 수수료로 챙긴다고 한다.

매수인은 계약이 성사되면 보험료를 대납해 주고 해당 피보험자의 생사를 정기적으로 확인한다. 피보험자가 죽은 뒤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받는 구조다. 피보험자는 본인의 사망보험 증권을 판 대가로 보험금(가입 금액)의 최대 60%까지 받는다. 가입 금액이 1억원이면 6000만원을 한 번에 받는 셈이다.

가장 인기가 많은 사망보험 증권은 피보험자의 나이가 많은 경우다. 피보험자의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사망 보험금 지급 시기가 짧아진다. 이는 매수인의 투자 비용(월 보험료에 납입 횟수를 곱한 값)을 줄여 수익성을 높인다. 대다수 매수인이 최소 가입요건으로 나이 65세 이상, 사망보험금 가입 금액 10만달러 이상을 제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미국의 헤지펀드는 이런 보험증서 수백 건을 모아 이를 담보로 자산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판매도 한다. 이를 사망 채권(Death bond)이라고 부른다. 사망 채권의 수익률은 피보험자의 수명과 상관관계를 가진다.

미국은 사망보험 계약 매수인(법인)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감독한다. 전매업을 하기 위해선 별도의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거래를 중개하는 브로커 역시 해당 주(州)의 보험감독 기관에 등록해야 한다.

인베스트토피디아가 선정한 대표적인 업체는 코번트리(Coventry), 아바커스(Abacus), 마그나(Magna) 큐캐피탈(Q Capital Strategies) 등이다.

/최석범 기자(0106531998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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