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원가는 또 오를거라 하는데, 시장 상황은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구도로 굳어지다 보니 사실 답이 없는 분위기에요."
빙과 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업계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한참 전부터 큰 기대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빙과 업계 관계자는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이나 동네 슈퍼 등 골목상권에 위치한 가게들의 아이스크림 매출이 대형마트와 편의점보다도 높다"고 말했다. [사진=김성화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783a429200df0.jpg)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원에서 2019년 1조 6천134억원까지 감소하다 지난해 다시 2조원으로 반등했다. 저출산과 많은 대체품의 등장으로 아이스크림 소비가 줄어들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기간 동안 무인 판매점 등을 통해 싼 가격에 공급되면서 상승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오랜만의 매출 상승 추세에도 빙과 업계 분위기는 밝지 않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이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 판매점이나 동네 슈퍼에서 싸게 판매하는 제품과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차이가 없다"며 "동네슈퍼 채널에서 유일하게 대형마트나 편의점보다 매출이 더 나오는 품목이 아이스크림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은 길거리 가게에 들어가 하나씩 사먹는 유형이 많지, 집에 쌓아두고 먹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동네 슈퍼들에게는 아이스크림이 미끼 상품이기 때문에 납품단가를 올리는 걸 원치 않고,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주 판매 통로이기 때문에 그런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주요 판매처의 판매가는 여전히 낮다. 서울 모 무인 판매점에 판매중인 '누가바', '빵빠레', '폴라포', '더위사냥' 등 장수 제품의 가격은 500~1천원에 형성돼 있다. 20년 전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주요 유통 채널의 가격을 올리기 힘든 상황에 최근 우유 가격 상승까지 예고돼 있어 빙과 업계로서는 수익성 압박을 더욱 받는 중이다. 낙농진흥회는 이달 9일부터 소위원회를 열고 원유 기본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ℓ(리터)당 69~104원 범위에서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빙과 업계는 최근 한 차례 원유가가 크게 올랐었기에 이번 협상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낙농가가 유업체에 공급하는 가격인 원유수취가격은 2013년 8월 1천61원으로 전월 대비 약 100원 올랐다. 이후 수 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원유수취가격은 지난해 9월 1천100원을 넘어선 후 올해 5월 1천162원까지 오른 상태다.
빙과 업계는 지난해 원유수취가격 인상을 반영해 한 차례 가격을 올렸다. 롯데웰푸드는 2월 초 스크류바와 죠스바 가격을 500원에서 600원으로 인상하고, 월드콘과 찰떡아이스·설레임은 기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렸다. 빙그레도 메로나와 비비빅을 비롯해 아이스크림 7종과 슈퍼콘 가격을 20%씩 인상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올해 초 가격을 한 차례 올린만큼 추가적인 가격 인상은 어려울 듯 하다"며 "빙과 쪽은 해외 시장을 통해 수익을 만회하려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빙그레는 유업체와 빙과 업체에 모두 걸쳐 있고, 그러다 보니 원유가 협상에 있어 이해관계자 중 하나이기에 당장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원유가 인상 예상치도 폭이 워낙 크고, 이를 반영한 제품가 인상까지 고민하기에는 여력이 없는 상태로, 협상이 마무리 돼야 계획을 잡을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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