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수주 실적을 싹쓸이하는 등 수주 호황기를 맞으며 일감은 크게 늘고 있지만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장기간 업황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인력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조선업계의 인력 부족 현상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 동안 과잉공급에 따른 조선사간 지나친 경쟁으로 저가 수주 경쟁이 심했는데, 구조조정을 거치며 조선사들 사이에 경쟁이 완화되고, 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에 인도한 8만 4천입방미터급 초대형 LPG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현대중공업그룹]](https://image.inews24.com/v1/c16dacb9ad150d.jpg)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조선산업의 인력은 구조조정이 시작된 지난 2014년 대비 약 54% 감소했다. 대형사들의 직접고용 인력으로 분석대상을 한정해도 인력은 같은 기간 약 37% 감소했다.
올해만 놓고 보더라도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상반기말 인력은 지난해 말보다 1.3% 더 줄었다. 최근 조선업황 개선에 따른 수주 증가와 내년 선박 건조량의 증가가 예상됨에도 인력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간 불황과 이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아직 조선사들이 제공하는 임금 수준이 매력적이지 않았고, 구직자들이 조선업종의 미래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재무상태가 취약한 업체들이 당장의 비용이 추가되는 신규 채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조선사 간에 인력 확보를 놓고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 4사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자사의 인력을 부당한 방법으로 유인해 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조선업계의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조선업계의 인력 감소가 업종 전체로 봤을 때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 현재의 조선업황 개선은 어디까지나 수요보다는 공급요인의 변화 덕분"이라며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과잉건조 능력이 해소되면서, 조선사 사이에 경쟁이 완화되고 이로 인해 선가가 상승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산업에서 건조능력은 건조경험을 보유한 근로자의 숫자로 결정된다"며 "결론적으로 최근 조선업종 고용 둔화는 현재의 업황 개선에 따른 선가인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신규 고용인력이 건조 경험을 확보하는 데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조선업종 특성상 인력을 먼저 확보할 수 있는 조선소들이 긍정적"이라며 "건조량이 증가하기 전부터 인력을 먼저 확보할 수 있는 없체들이 향후 업황 개선 시에 더 많은 수주를 확보할 수 있어 인력확보를 위한 비용을 감내할 수 있는 재무구조가 우량한 조선소들이 업황을 주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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