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尹, '국민' 내세웠지만 쇄신 요구 답 없었다…방향성 물음표[종합]


"인사쇄신, 정치적 국면전환용 안 돼" 기존 입장 되풀이…"좀 시간 필요"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2.08.17.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국민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겠다"며 '국민'을 취임 100일의 핵심 키워드로 꺼냈다. 하지만 국민의 뜻이 반영된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인사' 문제에 대해선 구체적 방향성을 공개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인사쇄신에 대해 "국면 전환이라든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는 약 20분간의 윤 대통령 모두발언으로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취임을 100일 맞은 지금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하는 것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국민의 응원도 있었고 따끔한 질책도 있었는데 늘 국민의 뜻을 세밀하게 살피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통령실 인적쇄신 '청사진' 없었다

모두발언이 끝난 뒤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낮은 국정수행 지지율의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나라는 것이었다.

윤 대통령은 그 원인을 세 가지만 꼽아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세 가지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지지율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후에 100여일은 당면한 현안들에 매진하면서 되돌아볼 시간이 없었는데, 이번 휴가를 계기로 해서 다 되짚어보면서 어떤 조직과 정책과 과제들이 구현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 '인사'가 꼽힌다는 질문이 뒤따랐다. 윤 대통령은 "앞서 말한 답변으로 제 입장을 말씀드린거라고 생각한다"며 인사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인사쇄신이라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민생을 꼼꼼하게 받들기 위해서 아주 치밀하게 점검해야하는 것이지, 정치적인 국면 전환이나 이런 지지율 반등이라는 그런 정치적 목적을 갖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인적개편 결과가 나오기까지)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는 인사는 정치적 득실을 따져서 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한 전날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대답이다. 16일 도어스테핑 당시 비슷한 질문을 받은 윤 대통령은 "(인사를) 국민을 위한 쇄신으로 내실 있고 실속 있게 하겠다"면서 단순히 국면전환용으로 참모들을 대거 경질하는 식의 인사를 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을 비롯한 1기 참모진의 뼈대가 대체로 유지되고,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전 의원의 홍보특보 또는 홍보수석 배치로 일부 인사를 보강하는 방안 등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사문제와 무능함이 20%대 지지율의 원인이니 이 두 가지를 바꿔야 하는 건 당연하다"며 "크게 개편할 것처럼 하더니 일부 특보를 배치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면 이것으로 과연 민심을 수습할 수 있겠나. 내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인사, 김건희 여사,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등 세 가지를 낮은 지지율의 원인으로 꼽으면서 "대통령 혼자 모든 일을 할 수 없어 스태프(참모)가 중요한 건데 역량은 물론 책임의식도 부족해 보인다. 대통령 지지율이 이 정도로 떨어지는 상황이면 일단은 사표를 내는 게 책임감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인사쇄신이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인사 문제는 이미 때를 놓쳤다. 인적쇄신이라는 것도 요구하는 때에 해야 하는데, 다 지난 뒤에 약발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그나마 전면 개편이 아니라 보강으로 끝난다면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08.17. [사진=뉴시스]

◆20분간 100일 국정과제 소개…"숨소리도 놓치지 않겠다"

질의응답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100일 동안 추진한 정부의 주요한 국정과제에 대해 일일이 소개했다.

경제분야에선 소득주도성장(소주성) 등 정부주도 정책을 폐기하고 경제 기조를 철저하게 민간과 시장 중심, 서민 중심으로 정상화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작동되도록 제도를 뒷받침하고 기업과 경제 주체들의 역량을 발휘하게 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투자·일자치 창출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한 데 이어 도약을 가로막는 규제는 과감하게 혁신해나가겠다고 했다.

과학기술 인재 육성과 반도체 산업 기술 초격자 유지를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기업, 인력, 기술, 소부장 전반을 망라하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했고, 인재 공급 정책을 위해 반도체 핵심 전문 인재 15만명을 육성하겠단 계획도 세웠다. 또 우리의 독자 기술로 설계부터 제작, 발사까지 한 '누리호' 발사에 대해 "민간 중심의 우주산업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NASA(나사·미국 항공우주국)를 모델로 한 우주항공청을 설립해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탈원전 정책 폐기에 대해선 "제가 탈원전 폐기를 선언하고 나토정상회의 때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친 결과 최근 해외에서 한국 원전 발주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불거진 노사문제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노사문제 해결에서 그간 중요시했던 '법과 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아울러 분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정확한 분석과 그에 대한 대안 역시도 정부가 함께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은 "폭등한 집값과 전셋값을 안정시켰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수요 공급을 왜곡시키는 각종 규제를 합리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복지를 강화했고 징벌적 부동산 세제, 대출규제를 집중적으로 개선해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를 80%까지 완화해 적용하는 등 규제들을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공적 부문의 긴축과 지출 구조조정, 이를 통해 확보한 재정을 서민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주력해 온 점도 주요 성과로 꼽았다. 1조원 규모의 긴급생활안정지원금, 2천500억원 규모의 에너지 바우처,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손실보전금 25조 지원을 했고, 최근 수해와 코로나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에게는 충분한 금융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선 한미동맹 강화, 한일관계 정상화,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북핵 확장억제 체제 구축, 나도정상회의 참석 등을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했다. 특히 한일관계에 대해선 "역대 최악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해 빠르게 관계를 복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이라며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