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 날개단 2차전지 소재株…하락장 속 주가 차별화 '눈길'


"2차전지 업체, 단순 매출 성장 넘어 수익성 개선"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증시 침체 국면에서도 2차전지 소재업체들의 차별적인 주가 상승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가 강세 배경엔 소재업체들의 가격 전가력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판가 인상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차전지 소재업체들의 주가가 호실적에 힘입어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에코프로비엠 본사. [사진=에코프로비엠]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의 전날 종가는 47만8천500원으로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오창 공장 화재와 주식 내부자 거래 등으로 지난 2월 28만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일에는 작년 고점인 52만원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시가총액도 전날 기준 약 11조원으로, 지난달 6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친 이후 코스닥 시장 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엘앤에프도 지난 2월 이후 주가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 23일 27만9천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16만원대까지 하락했던 지난 1월과 비교하면 65.28% 상승한 수준이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 양산하는 포스코케미칼도 지난 3월 9만원대까지 밀렸지만, 최근 13만원대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이후 전날 종가 기준 코스닥지수가 16.65%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성장주로 대표되는 2차전지 소재업체들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긴축 기조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태였다. 미래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에는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현재 가치로 환산한 미래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과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의 장기화로 공급망 차질 우려도 겹쳤다.

불확실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탓에 성장주 밸류에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2차전지 소재업체들은 1분기에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단순 원가 상승분의 매출 성장을 넘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매출액 6천625억원, 영업이익 4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1.7%, 130.3% 증가한 실적이다. 화재로 중단됐던 오창 CAM4 공장이 완전 재가동에 들어가고, 포항 CAM6의 램프업(장비 설치 후 양산까지 생산능력 증가)이 완료됨에 따라 2분기에도 마진율이 재차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생산능력(CAPA·캐파) 추가 상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2026년 예상 캐파 55만톤 중 95%에 대한 물량 계약이 완료돼 신규 프로젝트 진입 시 캐파의 추가 상향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엘앤에프는 1분기 매출액 5천536억원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83%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30억원을 올리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차량 인도 대수 31만대를 기록한 테슬라향 수요 강세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엘앤에프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판가에 전가되면서, 지난 3월부터 가격 인상이 진행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에 다올투자증권은 엘앤에프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8천757억원, 718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소재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저가하면서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도시 봉쇄 영향에도 엘앤에프의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에도 높아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케미칼도 1분기 매출액 6천646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판가 전가와 환율 효과로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1분기 국내 소재 업체들은 단순한 원가 전가를 넘어 원가 연동 범위의 증가, 원가와 판가 간 리드타임(주문부터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 축소, 기존 재고의 빠른 소진 등을 경험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단순 매출 성장을 뛰어 넘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지속될 2차전지 업체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는 매출 성장에 따른 규모의 경제나 저가 원료 투입과 같은 일회성 요인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며 "기초 체력 개선으로 해석해 향후 수익성을 담보해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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