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의 '전화스팸 방지 가이드라인'에 대해 콜센터 등 관련 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련 법과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콜센터 업계는 기업과 계약을 맺고 고객센터로 걸려오는 전화를 대신 받아주거나 전화권유 판매 등 텔레마케팅을 대행해 주는 곳.
이들은 정부가 고시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과 내일(8일) 발표되는 '전화스팸 방지 가이드라인(안)'에 대해 ▲ 음성적인 전화스팸을 줄이고 전화권유 판매를 양성화한 점은 긍정적이나 ▲ 공정위 소관법률인 '전자상거래등에서의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이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판법)'과 부딪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이드라인의 의미는
정통부는 8일 '전화스팸 방지 가이드 라인(안)'에 대해 한국전산원에서 공청회를 열고 업계 대표 등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정통부(www.mic.go.kr)와 KISA(www.kisa.or.kr) 홈페이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배성준 정보이용보호과 사무관은 "이미 법과 시행령 등 관련 법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가이드라인은 정부가 어떻게 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지 업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발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1일부터 처음으로 적용되는 전화 및 모사전송에 대한 옵트인(수신자 사전동의) 의무화 제도가 관련 업계에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이해를 돕겠다는 말이다.
◆관련 업계, 어떻게 해야 하나...정통부 가이드라인
기본적인 원칙은 사전동의 없이 유·무선 전화나 팩스로 광고할 경우 최고 3천만원까지 과태료를 내고, 사전동의를 받기 위해 전화거는 것도 금지된다는 것.
060사업자의 경우 서비스 제공 업체별이 아닌, 개별 번호별(서비스별)로 광고수신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는 한번 녹음해두고 이를 뿌려주는 ACS(Auto Calling Service) 방식의 텔레마케팅 업체도 마찬가지다.
배성준 정통부 사무관은 "060의 경우 소비자들은 서비스 업체가 아닌 번호(서비스)로 인식하는 만큼 처음 동의시 개별동의를 받아야 하며, ACS 역시 방판법상 전화권유업체로 보기 어려워 개별동의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060 실시간 폰팅 및 부동산 등에 대한 광고의 경우, 공정위 소관인 전자상거래법 및 방판법상 허용된 광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옵트인(수신자 사전동의)'이 적용된다.
배성준 사무관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서면질의한 결과 060 실시간 폰팅과 부동산은 사회통념상 방판법의 전화권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060 사업자의 광고 역시 통신판매업체에게 전자상거래법에서 허용된 광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법 제13조에 의하면 통신판매사업자는 재화등의 거래에 관한 청약을 받을 목적으로 표시·광고하려면 ▲ 상호 및 대표자 성명 ▲ 주소·전화번호·전자우편주소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등을 고지하게 돼 있는데, 060 업체가 이용하는 SMS(단문메시지전송)는 80바이트 정도 밖에 안들어가 지키기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들...정통부-공정위 관련 제도 비교
정통부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에서 전화나 모사전송에 대해 옵트인(수신자 사전동의)을 의무화하면서, 다음의 2가지는 옵트인받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 거래관계를 통해 수신자로부터 직접 연락처를 수집한 자가 그가 취급하는 재화 및 용역에 대한 영리 광고를 전송하는 경우와 ▲ 전자상거래법(13조1항) 및 방판법상(6조3항)의 규정에 의한 전화 권유는 제외시킨 것.
KT나 SK텔레콤처럼 고객 정보(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를 직접 수집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경우 개별 광고에 대해 사전동의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2번째 경우는 어떤가. 여기서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옵트인의 제외범위는 결국 공정위가 해당 기업을 통신판매업체로 보는가, 전화권유업체(텔레마케팅업체)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
공정위 소관인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체는 청약을 목적으로 표시·광고를 할 수 있으며, 이 때 ▲ 상호 및 대표자 성명 ▲ 주소·전화번호·전자우편주소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등을 고지하면 되도록 돼 있다.
방판법에 따르면 전화권유업체(텔레마케팅업체)도 공정위(또는 지자체)에 신고한 뒤, 소비자에게 전화걸때 판매의 권유를 위한 것임과 성명 또는 명칭, 재화의 종류 및 내용 등을 밝히면 옵트인없이 전화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전승욱 한국텔레마케팅협회 본부장은 "텔레마케팅을 공정위는 판매행위로 보고, 정통부는 광고로 보면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면서 "옵트인에서 제외되는 사업자나 행위는 공정위가 판단하게 돼 있는데, 공정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결국 정보통신망법이나 가이드라인의 적법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최근 공정위가 전화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게 전화권유(텔레마케팅)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정통부에 유권해석한 근거가 불확실하다"면서 "부동산과 성인정보가 안된다면 전화권유에 해당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와함께 "정통부가 통신판매업체에게 전자상거래법상 표시 의무를 지키면 옵트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 역시 혼란스럽다"면서 "현실적으로 상호 및 대표자 성명, 주소, 전화번호, 통신판매업 신고 등을 밝히려면 전화는 불가능하고 메일을 이용하게 돼 있는데, 이는 곧 또다른 스팸 메일을 양산시키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이에대해 정통부 관계자도 "전자상거래등에서의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과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은 공정위 소관이니 공정위가 유권해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공동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으면 당분간 혼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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