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V4, 전기차 배터리·수소경제 육성 '한마음'…"공동번영의 길"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 등 비세그라드 그룹(V4)과 정상회의를 갖고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 유망산업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에너지·인프라, 문화·인적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 바르케르트 바자르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한-V4 정상회의 공동언론발표'에서 이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V4는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 4개국 협의체로, 한-V4 정상회의는 V4 창설 30주년을 맞아 2015년 1차 회의 이후 6년 만에 개최된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과 함께 오르반 헝가리 총리,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 바비쉬 체코 총리,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참석했다.

공동언론발표에서 문 대통령은 "네 나라와 한국은 공통점이 매우 많다. 고난의 역사와 냉전의 아픔을 이겨내며 빠른 속도로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뤄냈다"며 "과학기술과 제조업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것도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유럽의 새로운 제조업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V4는 유럽연합(EU)에서 한국의 두 번째 교역 대상이자 650개가 넘는 기업이 진출한 최대 투자처가 되었다"며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 유망산업을 중심으로 양측간 협력은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V4는 ▲과학기술 ▲에너지·인프라 ▲문화·인적교류를 넓혀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V4은 기초과학 분야에서 아주 우수한 역량을 갖추고 있고,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등 응용과학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 장점들을 결합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 V4의 교통·에너지·디지털 인프라 구축 사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며 "수소경제 육성에 힘을 모아 탄소중립 시대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로 위축된 왕래를 회복하고 미래 협력의 주역인 청소년 교류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백신 등 국제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포용적 회복을 위해 백신의 공평한 보급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고, 유럽의 그린 딜과 한국의 그린 뉴딜을 조화롭게 추진해 저탄소 경제 전환과 기후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비세그라드 기금을 활용한 서발칸과 동방 파트너십 국가 지원 노력을 지지하며, 비세그라드 기금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V4 국가들의 관심과 지지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전날(3일) V4와 개최한 첫 정상 경제행사인 '한-V4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했다. 문승욱 산업통상부 장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유정열 코트라 사장을 비롯해 롯데알미늄, 엔켐,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기아차, 포스코, 만도, 성일하이텍, 솔브레인, SK온, 삼양EP, 셀트리온헬스케어, GC녹십자엠에스, 삼성전자, 두산스코다파워 등 재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V4 국가들과의 호혜적 협력을 배터리, 전기차, 그린 디지털, 인프라 등으로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총 7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최태원 회장은 이 자리에서 "비세그라드는 지역은 한국 배터리 3사가 모두 진출해서 대규모 투자가 일어나는 곳이고 2025년에는 연간 배터리 생산 규모가 200GW/h로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탄탄한 제조 산업 기반을 갖춘 V4 지역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한국이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파트너가 됐다"며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한국과 V4의 파트너십이 그린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디지털, 스마트 인프라, 건설 등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기업인들께서 큰 활약을 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