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판매 'LG전자·애플' 협공에 화들짝 놀란 삼성전자 '긴급회의'


삼성, 한국사업 총괄·관련 사업부 대책 논의…가전 양판점 업계도 '예의주시'

삼성전자 한국사업 총괄과 가전, 스마트폰 관련 사업부 관계자들은 최근 LG 베스트샵 내 '아이폰' 판매를 두고 긴급 회의를 가졌다.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오는 8월부터 LG 베스트샵을 통해 '아이폰' 판매에 나선다는 소식에 삼성전자가 비상에 걸렸다. 스마트폰 사업에선 애플에, 가전 사업에선 LG전자에 점유율을 뺏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한국사업 총괄과 가전, 스마트폰 관련 사업부 관계자들은 최근 LG 베스트샵 내 '아이폰' 판매를 두고 긴급 회의를 가졌다. LG폰 유저들을 두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함께 경쟁하고 있는 애플이 이번 일로 판매처를 확대하게 돼 삼성전자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또 젊은 '아이폰' 유저들 역시 LG 베스트샵을 통해 가전 제품 구입에 나서게 되면 삼성전자 가전 사업뿐 아니라 삼성디지털프라자(삼성전자판매)까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애플과 최종 협상을 끝내고 오는 8월 1일부터 자회사인 하이프라자가 운영하는 'LG 베스트샵'을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판매키로 결정했다. LG전자는 애플로부터 판매 권한을 넘겨 받아 '아이폰' 등을 판매하며, LG전자 노트북과 판매 품목이 겹치는 점을 고려해 '맥북' 노트북과 '아이맥', '맥프로' 등 데스크톱 컴퓨터는 판매 대상에서 제외한다. 또 사후서비스(AS)는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대신 남은 모바일 관련 인력을 애플 제품 판매로 전환시킬 수 있고, 애플은 판매처를 단숨에 국내에서 400여 개 이상 더 확보할 수 있어 서로에게 윈-윈(win-win)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 동안 30~40대 고객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LG 베스트샵의 경우 애플 제품 판매로 젊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데다 매출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애플과 최종 협상을 끝내고 오는 8월 1일부터 자회사인 하이프라자가 운영하는 'LG 베스트샵'을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판매키로 결정했다. [사진=LG전자]

이에 가장 애를 태우는 곳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그동안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른 LG폰 사용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시장에서 중고폰 보상, 15만원 추가 보상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걸며 경쟁을 벌여왔다. 특히 애플은 이례적으로 자체 재원까지 투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애플이 LG전자와 손잡고 'LG 베스트샵'을 통해 '아이폰' 판매에 나서기로 결정하자 상당히 긴장하는 눈치다. 애플이 5G폰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태에서 국내 판매처로 'LG 베스트샵'의 400여 개 매장까지 확보하면서 공세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여서다.

이미 전 세계 5G 스마트폰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애플에 뒤처진 모습을 보여 위기감은 더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말 첫 5G폰 '아이폰12'를 출시한 후 올 1분기 5G 스마트폰 점유율 29.8%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 오포(15.8%), 비보(14.3%)가 각각 2~3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12.5%로 4위에 올랐다.

여기에 국내 시장 역시 애플이 빈틈을 빠르게 파고 들고 있어 삼성전자의 고민은 더욱 깊다. 업계에선 LG전자의 철수에 따른 애플의 국내 점유율이 올해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65%, 애플 20%, LG전자 13%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그 동안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말 5G폰을 출시한 애플에 최근 5G폰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며 "5G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가 시급해진 삼성전자가 LG전자 매장에서 판매되는 '아이폰'까지 견제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뚜렷한 대응 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가전 사업부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이폰'을 이용하는 젊은 고객들이 LG베스트샵에 방문해 LG전자의 가전 제품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게 되면서 제품을 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특히 양사의 가전제품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하이프라자(LG 베스트샵)와 삼성전자판매(삼성디지털프라자)의 희비는 상당히 엇갈리는 모습이다.

하이프라자와 삼성전자판매는 최근 몇 년간 매출을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순위 경쟁을 벌였던 상태로, 지난해 매출 규모 기준으로는 삼성전자판매가 2년 만에 하이프라자를 다시 앞질렀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판매와 하이프라자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3조2천977억원, 2조8천91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LG 베스트샵의 집객력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에선 내년 매출액 순위가 다시 역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가전 양판점들도 이번 일로 긴장감을 높이는 모양새다. 특히 '아이폰' 판매 비중이 경쟁사들에 비해 높았던 롯데하이마트가 LG 베스트샵으로 고객들이 뺏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했다. 롯데하이마트는 현재 직매입, 이통사 물량 등을 통해 애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은 LG전자가 애플을 지원사격하는 모양새"라며 "'LG 베스트샵'의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애플 제품의 사후서비스까지 나섰다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직격타가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 베스트샵이 애플 제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면 상품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게 될 것"이라며 "이번 일로 삼성디지털프라자뿐 아니라 다른 가전 양판점들까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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