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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결산] 뉴스 클릭 수로 본 e코리아


 

또 다시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이 맘 때 쯤이면 너나 할 것 없이 한 해를 되돌아보게 마련이다. 돌아본다는 것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준비운동이기 때문이다.

아이뉴스24도 연말을 맞아 2004년 한 해를 정리해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떤 기사들이 올 한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을까?"란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을 던졌다.

물론 '클릭 수'를 잣대로 한 해를 정리한다는 것이 다소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자칫하면 '대중 추수주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 클릭 수 상위권 기사는 한 해 동안 아이뉴스24를 찾아준 독자들의 손으로 뽑은 '올해의 기사'란 컨셉과 통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릭수를 토대로 올해의 기사들을 뽑아내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독자의 눈은 정확하다'는 말을 되뇌이지 않을 수 없었다. 간혹 돌연변이성 기사가 눈에 띄긴 했지만 독자들의 클릭은 아이뉴스24 편집진의 가치 판단과 크게 어긋나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에서 SW 안하겠다'고 선언했던 한 중소기업인의 이야기부터 이라크 참수 동영상까지. 올 한해 독자들의 손을 바쁘게 했던 기사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

◆ "차라리 한국에선 SW사업 안 하겠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 한 중소기업 대표가 "이럴 바에야 한국에서 사업 안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소프트웨어업체인 얼라이언스시스템의 조성구 대표.

당시 조 사장은 삼성SDS와 함께 대구은행 업무프로세스 재설계(BPR)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완료를 한달여 앞둔 시점에서 돌연 작업을 중단하고 엔지니어를 불러들인 것이다. 삼성SDS를 주사업자로, 자신은 솔루션 공급자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삼성SDS가 솔루션 공급 계약을 맺어주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조 사장의 심상치 않은 선언은 SW업계에 만연해 있던 대기업 횡포를 적나라하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차라리 대한민국에선 SW사업 안하겠다"는 기사가 나가고 난 뒤 중소기업의 쉽지 않았을 결정을 격려하는 독자의견이 잇따라 올라왔다.

그리고 한 달 뒤. 얼라이언스는 삼성SDS를 사기죄로 고소하면서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이 문제는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이슈로 떠올랐다. 서상기 의원(한나라당)은 한국SW진흥원과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대기업인 B사의 전횡으로 국내 중소SW업계가 고사위기"라고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

이처럼 조사장이 던진 화두는 올 하반기 소프트웨어 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아이뉴스24는 12월초 '기사 애프터 서비스(AS)'를 위해 조 대표 인터뷰 기사인 "일본 사람들 얼마나 까다로운 줄 아시죠"를 출고 했다. 이 기사를 통해 일본 시장 공략에 성공하고 있는 조 사장의 근황을 전할 수 있었다.

◆ 속설의 허실을 파헤친다

우리 주변엔 참으로 많은 속설들이 있다. 대부분의 속설들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채 진실로 통하기 십상이다. IT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뉴스24 기자들도 속설의 진실 여부를 묻의해오는 메일들을 심심찮게 받는다.

아이뉴스24는 이같은 독자들의 욕구에 화답하기 위해 아예 '속설의 허실을 파헤친다'는 고정물을 만들었다. CD 자료는 200년간 안전하다?는 '속설의 허실을 파헤친다' 5번째 기사였다.

담당 기자가 전문가 취재를 중심으로 'CD 자료는 반영구적'이라는 속설은 다소 과장된 것이란 점을 밝혀냈다. 이론상으로는 반영구적이지만 실제로는 '산화작용'과 '빛' 때문에 단명한다는 것. 특히 이 기사는 뒷 부분에 CD 보관 지혜를 첨부해 꼼꼼한 독자 서비스를 선보였다.

속설의 허실 코너는 이 외에도 '비오면 인터넷속도 느려진다?' 'PC,모니터 어디부터 켜나' '냉동실에 얼리면 배터리 수명연장?' '휴대폰 종료버튼 누르면 15원 절약?' 등을 다뤄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속설의 허실'을 계기로 독자들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기사,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기사를 사랑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우칠 수 있었다.

◆ 영원한 뉴스 메이커 '모바일'

21세기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21세기를, 그것도 현재진행형인 21세기를 한 단어로 규정하는 것은 수월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든 '모바일'이란 단어를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모바일 삼국지' 하면 '엔텔리젼트', 자율과 책임으로 똘똘 뭉친 모바일 게임업체 '소프트엔터' 등 모바일 게임 관련업체들을 다룬 기사들이 많이 읽힌 것도 이런 시대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소프트엔터나 엔텔리젼트는 일반인들에겐 그리 널리 알려진 기업들은 아니다. 하지만 모바일이란 새로운 코드로 무장한 기업들이란 점에서 상당수 독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 닷컴 4년, 아이뉴스24 4년 '동갑내기 살피기'

아이뉴스24가 처음 세상에 그 존재를 알린 것은 닷컴 붐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0년 3월이었다. 그로부터 만 4년째를 맞던 지난 3월, 우리는 동갑내기 기업 중 대표주자들의 현주소를 진단해 보기로 했다.

[창간특집]'아이뉴스24'와 함께 커온 기업들

2000년 4월 28일 예술의 전당 근처 조그만 사무실에 터를 잡았던 웹젠. 이 때만 해도 웹젠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벤처 기업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뒤 3D 온라인 게임의 선구자 역할을 한 '뮤'를 내놓으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선두 주자 대열에 들어섰다. 웹젠은 지난 해에는 한국 벤처기업으론 처음으로 나스닥 내셔널 마켓에 상장하기도 했다.

2000년 당시 현대전자 모니터 사업 부문이 분사하면서 만들어진 현대이미지퀘스트 역시 디지털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외에 플레너스, 텔코웨어, 홈캐스트 등도 4년 사이에 동종 분야 대표 기업들로 성장했다.

아이뉴스24 동갑내기 기업들을 훑어보면서 그 동안 참 많은 기업들의 명멸을 곁에서 지켜봐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흙속의 진주'를 찾아내겠다는 창간 당시의 다짐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는 점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 틈새를 알면 사업이 보인다

독자들이 좋아하는 기사 중 하나가 바로 숨어 있는 기업들 얘기다. 특히 '기발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한 기업들의 얘기에는 엄청난 관심을 보여준다.

"리포트 거래로 연 30억 매출"…해피캠퍼스"인터넷으로 문서 팔아 연매출 40억"...인비닷컴

인비닷컴은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인터넷에서 각종 비즈니스 문서양식을 퍼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사업화에 성공했다. 이 엔진으로 인비닷컴은 '비즈폼' 이라는 문서서식 사이트를 오픈한 것. 사이트 오픈후 비즈폼은 승승장구하며 '대박 신화'를 연출한다. 그야말로 대동강 물을 팔아 떼돈(?)을 번 셈이다.

에이전트소프트나 인비닷컴 기사는 틈새 공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확인케 해 줬다. 독자들이 이 기사들에 보여준 사랑 역시 참신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열망이라고 해석해도 크게 그른 것은 아니리라.

◆ 이라크 참수 동영상과 '빨간 마스크 괴담'

올해 아이뉴스24 사이트에서는 '빨간 마스크 괴담'과 '이라크 참수 동영상' 관련 뉴스가 엄청난 관심을 끌어 모았다. 올 상반기 김선일 씨 피살 사건으로 온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던 점을 생각하면 이라크 참수 동영상 관련 뉴스에 관심이 쏠린 것은 당영한 결과였다.

문제가 된 네이버 정신나갔나…'이라크 참수 동영상'이 인기검색어 기사는 '이라크 참수 동영상'이란 키워드가 네이버 인기 검색어 7위에 올랐다는 내용이다. 당시 정통부를 중심으로 김선일 씨 참수 동영상 유포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 포털 가운데 하나인 네이버가 버젓이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올려놨던 것.

이 기사는 또 다른 미디어 권력으로 떠오른 포털들의 책임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네이버 측은 "검색어 순위를 변경하거나 삭제할 수는 없다"고 해명하고 "해당 검색어에 링크된 자료들은 이미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참수 동영상' 기사가 불러온 파장이 '예측 가능한' 경우였다면 '빨간 마스크 파동'은 다소 의외였다. 빨간 마스크는 주로 초중학생들을 중심으로 번졌던 일종의 미신. "무서워 밤길 못다니겠네"…'빨간마스크' 괴담 유행 기사가 나가고 난 뒤 초등학생들의 하교 무렵인 오후 1시부터 집중적으로 독자의견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기사는 독자 의견만 1천500건 가량이 따라붙으면서 '빨간 마스크' 돌풍을 불러왔다.

아이뉴스24 사이트의 성격을 감안하면 '빨간 마스크 괴담'이 클릭수 대박 행진을 벌인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었다.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우리는 '빨간 마스크 현상'을 '독자 저변 확대'란 긍정적인 쪽으로 해석하기로 했다.

◆ 클릭수 되돌아보기를 끝내면서

기자들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비난보다 무관심이다. 특히 독자들이 공들인 기사를 외면할 때 느끼는 자괴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럴 때면 독자들이 원망스럽기 그지 없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당혹스러울 적이 있다. 별 것 아니라고 판단했던 기사가 엄청난 반향을 불러올 때가 바로 그렇다. 클릭수가 그대로 찍히는 인터넷신문 기자들은 독자들의 반응을 바로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하루 희비가 교차되기 십상이다.

어느 중견 언론인은 '거리의 편집자'란 칼럼을 통해 독자들의 기사 보는 눈을 되짚어 본 적 있다. 언론 통제가 극심하던 시절, 자신들이 만든 신문의 구석에 박힌 기사에 '중요' 표시를 해 신문을 팔던 가판업자들을 보면서 직업 언론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는 내용이었다.

'클릭수로 세상 읽기'를 끝내면서 문득 그 언론인의 칼럼을 떠올리게 됐다. 그리고 다짐해 본다. "독자들의 눈높이에서 기사를 쓰자"고. 새해엔 이 다짐만은 꼭 지키리라.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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