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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바다는 당신의 PC"...'데스크톱 검색'이 뜬다


 

"PC 속에 숨은 정보를 지배하라."

그동안 '인터넷 세상'이란 넓은 곳을 겨냥했던 검색업체들의 손길이 'PC'로 향하고 있다. 유수의 검색 업체들이 잇따라 데스크톱 검색 툴을 선보이면서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데스크톱 검색이란 데스크톱 PC나 노트북 PC 안에 저장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찾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워드 문서, 엑셀, 파워포인트 문서는 물론 사진파일, 최근 방문한 웹페이지나 즐겨찾기, 메일, 메신저 대화 등을 클릭 한번으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데스크톱 검색의 강점이다.

데스크톱 검색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정보의 통로가 바뀌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주고 받는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PC 안에 파일들이 계속 쌓이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만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검색 제왕인 구글은 지난 14일 데스크톱 검색 툴 시험버전을 선보였고 아메리카온라인(AOL)은 'AOL 브라우저'라는 이름의 데스크톱 검색 프로그램을 이르면 오는 11월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경쟁업체들의 발빠른 움직임에 잔뜩 몸이 단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연내에 데스크톱 검색 툴을 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야후 역시 최근 데스크톱 검색 툴 개발에 앞서 어도비 시스템즈와 업무 제휴를 통해 '야후 툴바'를 발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기업만이 아니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중소검색업체 코퍼닉 테크놀로지스가 지난 26일 데스크톱 검색 툴 CDS를 선보였고, 코베오 솔루션즈는 기업 및 정부기관용 검색 소프트웨어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이 외에도 많은 중소업체들이 데스크톱 검색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 윈도 검색 기능과의 차이는

구글이 지난 14일부터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 데스크톱 검색 툴은 구글이란 '이름값' 때문에 발표 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의 기대를 모았다.

얼핏 생각하면 윈도의 검색 기능과 별반 차이가 없는 듯 보이는 구글 데스크톱 검색의 가장 큰 장점은 통합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검색어와 관련해 내 PC에 저장된 정보를 찾기 위해 메일, 파일, 사진, 웹검색을 별도로 할 필요없이 클릭 한번으로 모든 형식의 문서를 이용한 순서대로 열람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오른쪽 하단 툴바에 작은 아이콘이 나타나고 이것을 클릭하면 구글의 웹검색 인터페이스와 똑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구글 사이트를 방문해도 검색 탭에 '데스크톱' 탭이 추가돼 나타난다. 온라인 상태에서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맨 상단에는 데스크톱 검색결과가 나오고, 그 다음에 웹검색 결과가 나온다.

구글의 데스크톱 검색은 아직은 MS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익스프레스, AOL 메신저 내용, 웹문서 검색에 국한돼 있다. 하지만 PDF파일 등으로 검색범위가 확대되면 위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험삼아 데스크톱 검색창에 '부시(Bush)'라는 단어를 입력해 본 결과, 몇 분 전에 미국 대선과 관련해 최근 방문한 각종 사이트부터 부시에 대해 써 둔 글이 저장된 워드 문서, 제목에 'bush'라는 단어가 포함된 사진까지 검색됐다.

◆ 데스크톱 검색, 왜 뜨나

데스크톱 검색이 뜬금없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최근의 정보 흐름을 감안한 변화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즉 인터넷에서 주고받는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효율적인 검색은 더욱 중요해졌고,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업체들이 적극 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기업들에게 있어 원하는 정보를 빨리, 효율적으로 찾는 것은 경쟁력의 원천으로 간주될 정도로 중요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수잔 펠드맨 콘텐츠 테크놀로지 부문 부사장도 "친구나 회사동료들과 주고받는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PC 내부에 있는 파일을 쉽게 검색하는 일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기업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러한 데스크톱 검색의 가장 큰 수혜자는 기업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조사기관 래디컬 그룹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에 중요한 정보 중 45% 가량이 이메일 메시지와 첨부 파일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업무상 중요한 메일을 실수로 지워버렸을 경우에는 큰 낭패를 보게 마련이다.

그러나 구글의 데스크톱 검색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이미 지워버린 메일도 검색할 수 있고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최근 방문했던 웹페이지를 기억해 열람할 수 있어 유용하다.

이메일 소프트웨어 회사 센드메일의 JF 설리반 대변인 역시 "이메일을 통해 얻는 정보들, PC에 처박혀 있는 정보들을 관리하는 능력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의 호평을 받게 되면 이는 곧 각 업체들의 광고수익과도 직결된다.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데스크톱 검색 툴을 광고와 연계할 경우엔 그야말로 '기회의 땅'으로 삼을 수도 있다.

검색업체들의 경우 광고수익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50~60%, 많게는 70%에 이른다. 너도나도 데스크톱 검색 툴 개발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데스크톱 검색 시장을 장악하려는 업체들이 벌이는 또하나의 싸움은 바로 데스크톱 '툴바'(toolbar) 싸움이다. 툴바란, 웹서핑 중 갑자기 튀어나오는 팝업 창들을 막는 소프트웨어다. 데스크톱 툴바는 여기에 검색창을 첨가해 검색 기능을 강화했다.

데스크톱 툴바를 이용하면 검색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주소 입력줄 바로 아래에 있는 툴바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해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다른 검색 사이트로 옮기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미 MSN, 구글, AOL 등 주요 검색업체들은 데스크톱 툴바를 만들어 배포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MSN은 올해 4월, AOL도 올해 툴바를 내놓고 진정한 '검색 관문 사이트'가 되기 위한 치열한 물밑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데스크톱 검색 경쟁은 데스크톱 툴바 경쟁을 계기로 이미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 사생활 침해 논란도 만만치 않아

데스크톱 검색이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데스크톱 PC에 있는 문서를 샅샅이 찾아줄 수 있기 때문에 '엿보기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글이 선보인 데스크톱 검색은 최근 구글의 1기가바이트 용량 메일 서비스인 지메일(G-mail) 서비스를 떠오르게 한다. 개인 PC 안의 정보를 검색한다는 것 자체가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검색 툴은 AOL 인스턴트 메신저 대화내용까지 검색해준다. 보통, 메신저 대화창을 닫으면 그 내용을 볼 수 없지만 구글은 이를 모두 복사해 저장했다가 보여준다는 것이다. 또한 아웃룩에서 삭제한 메일도 검색할 수 있다. 심지어 온라인 뱅킹 사이트처럼 보안상태가 중요한 사이트도 한번 방문한 적이 있으면 여과없이 보여준다.

물론 프로그램 '관리' 기능을 통해 검색할 파일 형식, 검색하지 않을 파일 형식은 제한할 수 있다. 또 PC 내에서 검색하고 싶지 않은 드라이브나 폴더, 찾고 싶지 않은 웹사이트는 따로 지정해 검색 거부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이런저런 기능을 제한하게 되면 기존의 검색 기능과 다를 바가 없어져 효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지 않는 전문가들도 "컴퓨터를 다른 사람과 함께 쓰는 경우에는 검색 범위를 제한해 두거나 아예 설치를 안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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