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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상장, 국내 정유업계에 사우디 오일머니 입김 세진다


안정적 원유수입 가능하지만, OSP 인상 시 손실 불가피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아람코가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정유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아람코는 이날 사우디 타다울 증권거래소에서 공모가(주당 32리얄, 약 1만400원) 보다 10% 뛴 35.2 리얄(약 1만1천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거래를 개시한 직후 10% 상승한 뒤 줄곧 상승 마감했다.

알 나세르 아람코 CEO 모습 [사진=뉴시스]
알 나세르 아람코 CEO 모습 [사진=뉴시스]

이로써 아람코의 시가총액은 1조8천800억달러(약 2천246조360억원)로 올라섰다. 이는 전 세계 상장기업 중 최대 규모다. 약 1조2천억달러를 기록한 미국 애플은 2위로 밀려났다. 아람코는 이번에 전체 주식의 1.5%만 사우디 증권시장에 상장하고 개인과 기관에 각각 0.5%, 1%씩 할당했다.

아람코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충한 자금을 비석유부문 투자에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던 사우디가 미국의 셰일혁명으로 독점적 지위를 상실하자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선 것이다. 동시에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 정유부문의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현재 아람코는 국내 정유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추고 있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는 아람코의 자회사 AOC(Aramco Overseas Company B.V)다. AOC는 에쓰오일 지분 63.4%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은 원유전량을 사실상 사우디로부터 도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 역시 2대 주주가 아람코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달 보유 중인 현대오일뱅크 주식 17.0%(4166만4012주)를 아람코에 1조4천억원에 매각했다. 동시에 현대오일뱅크는 내년부터 20년간 아람코로부터 하루 15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 SK종합화학은 지난 2015년 사우디 국영 석유화학회사인 사빅과 합작회사(사빅SK넥슬렌컴퍼니)를 설립했다. 아람코는 사빅의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합작사는 고성능 플라스틱 '넥슬렌'(메탈로센 폴리에틸렌) 생산하는 기업이다.

GS칼텍스도 지난해 아람코로부터 3천70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수입했다. 지난 6월에는 GS는 아람코와 에너지 및 투자 분야 사업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 석유 및 가스, 석유화학 등 에너지 사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국내 정유업계는 아람코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원유공급이 가능해졌다. 다만 아람코가 실탄확보를 위해 아시아 출하 경질유 공식판매가격(OSP, Official Selling Price)을 인상할 경우 그만큼 국내 정유업계 내 피해는 불가피해진다.

사우디는 원유가격을 두바이-오만유 현물시장 가격 평균에 OSP를 할인 또는 할증을 적용해 최종 판매가를 결정한다. 지난해 사우디는 아시아향 OSP를 지난 2017년(-0.1 달러)과 비교해 무려 1.7달러까지 끌어올리면서 사실상 아시아시장에 막대한 '덤터기'를 씌운 바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람코의 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상존한다"며 "국내 정유업계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원유수입이 가능해 안정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하지만, 아람코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는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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