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차세대 항공기가 불리며 국내 항공사들이 앞다퉈 도입한 보잉사의 737MAX8 기종이 4개월새 2번 추락하며 탑승자 전원이 사망해 소비자들과 항공사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10일 에티오피아항공의 보잉 737MAX8(지난해 10월 첫 운항개시) 기종이 추락하면서 승객 149명과 승무원 8명 등 157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29일(현지시간)에는 동일기종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이륙한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가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해 탑승자 189명이 전원 사망했다. 당시 라이언에어의 여객기는 생산된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당시 라이언에어는 737MAX8 기종의 소프트웨어 결함을 주장했으며, 보잉사 측은 센서 오작동을 정비하지 못한 항공사 측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10일 발생한 추락사고에 대해 보잉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성명서를 게시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회사의 기술팀을 추락 지점에 파견해 에티오피아 사건 조사팀과 NTSB(미연방 교통조사기관)의 지시하에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보잉사의 차세대 기종 737MAX8은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모델 중 하나로, 2017년 기존 737 모델의 성능을 향상해 출시됐다. 올해 1월말 기준 5천11대의 주문 중 350대가 항공사로 인도가 완료됐다. 737MAX8 기종의 가장 큰 특징은 연료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엔진에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neral Electric)과 프랑스의 항공기엔진 제작회사이자 방산업체인 사프랑(Safran)의 합작사 CFM International이 만든 LEAP-1B엔진은 이전 버전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성이 14% 뛰어나다.

뛰어난 연료효율을 자랑하는 737MAX8 기종은 국내 항공사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으며, 실제 노선에도 투입된 상태다. 특히 국내 LCC(저비용항공사)의 주력 기종인 B737-800보다 연료 효율성이 높아 운항 거리가 1천㎞가량 늘어난다는 장점으로 중거리 취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서 이스타항공 2대 운영 中…대한항공, 6월 샤먼행 투입예정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이 737MAX8을 가장 먼저 도입했다. 올해 1월에는 MAX8 2호기를 들여왔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MAX8 기종 2편(HL8340, HL8341)은 푸꾸옥(베트남), 방콕, 삿포로, 후쿠오카, 미야자키, 오사카 등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에 집중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시점은 불명확하지만, 올해 안으로 MAX8 기종을 4대 더 들여올 예정"이라면서 "맥스8 기종은 특정 노선에만 돌리는 것이 아니라 일본, 동남아 등의 여행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최근 추락 사고로 발생하는 우려에 대비해 정부 기준이나 제조사 기준보다 더 강화해서 안전점검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11일 MAX8 기종을 보유한 이스타항공에 감독관을 보내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다. 국토부 안전점검은 1주일정도 이뤄질 예정이다.

2편의 MAX8 기종을 보유한 이스타항공에 이어 대한항공은 737MAX8를 올해 5월 도입, 6월부터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2015년 11월 8조7천98억원을 들여 신규 항공기 62대를 구매한다는 계획을 신규 투자 공시를 통해 일찍이 밝혔다. 투자 기간은 2023년 12월 31일까지로, 대상 항공기는 B737-8 MAX 여객기 30대를 비롯해 A321 NEO 여객기(30대), B777-300ER 여객기(2대)더 포함됐다.
대한항공이 도입키로 한 MAX8 30대 중 올해 6대가 도입되며, 옵션계약인 추가 20대는 도입 시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추락한 MAX8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그 결과에 따라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올해 도입 계획은 변동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5월부터 도입되는 대한항공의 MAX8 기종은 중국 샤먼 노선에 투입된다. 현재 B737-900ER 기종이 운항하고 있지만 6월 1일부터 B737-MAX8 기종으로 변경돼 운영할 예정이다. MAX8 기종 샤먼행 투입과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투입 기종은 공급석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면서 "MAX8 기종이 예정된 것은 맞지만 추락사고의 영향이 아닌 다양한 이유로 기종 변경가능성이 있는 사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MAX8기종 도입을 앞두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6월부터 연말까지 4대를 도입하고, 2020년까지 8대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보잉과 5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2년부터 인도받을 예정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아직 MAX8 기종을 인도 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새 기종이 출시됐을 시에 발생하는 문제들은 해결과 성능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사고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도입을 연기하는 등의 결정을 섣불리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은 MAX8 기종이 없으며, 앞으로 도입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토부의 제재를 받는 진에어는 제재 해제 시점까지 기단 도입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으며, 제재 해제 여부에 따라 MAX8 기종 도입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연달아 발생한 보잉사의 737MAX8 추락사고로 중국은 자국 항공사에 보잉 737MAX8 운항을 중지하는 긴급 조치를 내렸다. 중국 민영항공국은 '안전위험에 대한 무관용이라는 관리원칙'에 따라 2건의 추락사고가 난 737MAX8에 대한 운항 중단을 지시했다. 영국령 케이맨제도의 케이맨항공 역시 자사가 보유한 2대의 MAX8 기종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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