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진 않지만 불확실성 여전"⋯韓美 '관세 15%' 합의에 외신 주목 [종합]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한국에 1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주요 외신들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무역 파트너인 한국과 협정에 따라 한국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도, "한국의 대미 투자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고 어느 정도의 기간에 걸쳐 이뤄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발효 기일인 내달 1일을 앞두고 가장 최근에 타결된 협정"이라며 "한국산 제품에 1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한국의 15% 관세는 미국이 지난 4월부터 수십 개국에 부과해온 최소 관세율인 10%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기존에 예정됐던 25%보다는 낮지만, 결코 최소치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과 일본의 경우에는 자동차·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 완화 조치가 포함돼 있다"면서 "한국도 유사한 완화 조치를 확보했는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은 대부분의 수입 차량에 25% 관세를 적용해 왔으며, 이는 주요 한국 자동차 브랜드에 큰 타격을 주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현대차는 관세 부담을 자사에서 떠안아 온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한국의 농산물 시장 개방 여부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거론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협상은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 있어 민감한 사안"이라며, "한국 정부는 미국산 소고기와 쌀 시장에 대한 추가 개방을 검토 중이지만, 이는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이슈"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양보는 농민 반발과 여당 내 분열을 초래해 정권 초기 '허니문 기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수개월의 정치 혼란 끝에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기업과 소비자 심리를 회복시키며 주가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일본과 중국 언론도 이번 합의에 주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향후 2주 내에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추가 세부 사항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정권 초기 외교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국제적 신뢰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협상 조율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내놨다.

중국 관영방송 CCTV는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지나치게 서둘러 불필요한 양보를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인민일보는 "한국과의 협정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들과의 후속 협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의 무역 협정 결과를 발표했으며, 2주 내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