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체의 이민상품 판매가 남긴 파장은 적지 않다.
홈쇼핑업계로는 이민이라는 새 상품을 발굴, 신규수요를 창출했다는 점에서는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이민과 같은 서비스상품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될까'싶은 의문보다 '우리도 찾아내자'는 식으로 적극적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가뜩이나 말많은 홈쇼핑에서 이민상품까지 팔아야 하냐는 식의 시각도 적지않다. 모 홈쇼핑업체 대표는 '우리라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 고개를 저었다. 득보다 실이 많다는 뜻이다.

동종업계 반응보다 사회적 반향은 더 컸다. 홈쇼핑 이민상품 방송에 4천명 가까운 신청자가 쇄도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한창 수그러들던 이민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기름을 부은 꼴이됐다.
연일 '이민 권하는 사회'라는 식의 문제가 신문지상을 장식하며 높은 실업률, 경기불황, 부동산값 폭등 문제와 함께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비쳐지고 있는 실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모처럼의 대박상품으로 즐거워야할 업체는 '바늘방석'이다. 불똥이 방송을 심의해야할 방송위까지 튀면서 그 여파가 다시 회사에 미칠까 전전긍긍이다.
홈쇼핑의 이민상품 판매의 적정성 시비도 불거지고 있다. 공익성격이 큰 공중파는 아니어도 이미 가입자가 1천만가구를 넘은 케이블TV에서 이민을 조장하는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마치 심의 때문에 판매방송을 할 수 없는 술이나 담배, 또는 자격요건을 갖춰야하는 의약품처럼 이민상품도 방송으로 팔기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현재의 홈쇼핑방송 심의로는 이민상품 방송을 규제할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해당업체도 이민상품에 대한 관심과 일반인의 신청이 이처럼 뜨거울 지는 미처 몰랐다는 설명이다.
4천명에게 보내야할 상담 신청서류 작업 등 처리할 과제가 쌓이면서 후속 방송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대박'에 걸맞는 실적이라도 나와줘야 위로가 될 판이다.
이민상품 이후 보험상품 등 각종 서비스상품이 때아닌 조명을 받고 있다. 방송판매의 영역허물기도 거세질 것으로 보여 과거 판매방송의 대종을 이뤘던 유형상품에 적용되던 방송과 심의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주문과 매출이 상이한 서비스 상품이 늘면서 실적집계에도 신중한 자세가 필요해 졌다. 이민상품처럼 상담신청자 3천918명을 매출로 환산, 주문매출 700억, 홈쇼핑사상 최대 히트 등의 표현은 시청자를 오도할 소지가 다분하다.
실제로 1회 방송뒤 '홈쇼핑 최대 히트'라는 보도가 나간 뒤 2회 방송에는 첫방송에 3배 가까운 신청자가 몰렸다. 인기 또는 대박상품에 고객이 쏠린 효과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상품 특성상 신청이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취소가 많은 서비스 상품의 경우 실제매출과 주문을 혼동할 수 있는 실적집계는 삼가야한다.
또 싫든 좋든 이민상품이 수요감소와 장기불황에 힘겨워하는 홈쇼핑업계에는 새로운 시각의 상품개발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것이가라는 화두도 던져진 셈이다.
그 해법찾기와 함께 관심이 쏠리고 있는 홈쇼핑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할 때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