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일직선으로 쭉쭉 뻗은 왕복 6차선 도로와 건물 2층 높이만큼이나 자란 가로수. 정갈하게 정돈된 잔디와 꽃, 10여 마리의 검은 백조가 한가로이 헤엄쳐 다니는 호수를 갖춘 200만 평방미터 넓이의 공간.
이곳은 아열대 기후에 위치한 리조트가 아닌 중국 광둥성 신흥산업도시 선전에 위치한 통신업체 화웨이 본사다. '캠퍼스'라 불리는 화웨이 본사 부지 넓이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 10개와 맞먹는 규모다.
이곳에는 현재 4만명 이상의 사원이 경영관리 센터(A구역), 연구개발(R&D) 센터(F구역), 테스팅 센터(E구역), 프로덕션 센터(G구역), 교육센터(J구역), 기숙사(I구역) 등 총 8개 구역에 나뉘어진 건물에서 근무한다. 각각의 건물은 A1, G1, F2 등 센터의 특성과 건물 건축순에 맞춰 '알파벳+숫자'로 명명돼있다.

◆6차선 도로와 검은 백조, 리조트 떠올리게 하는 풍광
화웨이 캠퍼스에는 없는거 빼곤 다 있다고 할만큼 기업이 아닌 하나의 도시를 구현한 느낌이 강하다.
평균 기온 22도를 오가는 중국 남동부 지방답게 가로수로 심어둔 야자수가 즐비하고, 색색깔의 꽃들이 사람들을 반긴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조성돼 있는 녹지는 마치 리조트에 와있는 느낌을 줄 정도다.
화웨이 캠퍼스 안에는 3성급 호텔로 꾸며진 기숙사도 있다. '백초원'이라 불리는 기숙사는 총 10개 동에 3천36개의 방이 있다. 이외에도 '화웨이 대학'으로 불리는 교육 센터에서는 고객, 제조업자 파트너 및 사원을 대상으로 전문 연수가 실시된다.
여기다 곳곳에는 카페테리아와 농구장, 심지어 호수까지 갖춰져 있다.
이 호수는 화웨이 창립자 런 정페이(任正非) 회장의 사무실을 곁에 두고 있다. 여기엔 10여 마리의 귀하디 귀한 검은 백조가 산다. 일명 '블랙스완'이라 불리는 검은 백조는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가리키는 용어로 통용된다.

런 정페이 회장이 화웨이를 설립한 것은 43살이던 1987년으로 창업 자본금은 2만1천위안(370만원)이었다. 창립 27년만에 전세계 17만명의 직원과 매출 465억달러(50조9천640억원, 2014년 기준)를 기록한 화웨이, 그 한가운데 위치한 호수를 노니는 검은 백조는 화웨이의 야심을 드러낸다.
◆2020년 상용화 5G 선도 목표
화웨이는 1987년 유선 통신장비에서 시작해 유·무선 통신장비, 서버·스토리지·클라우드 등 엔터프라이즈, 휴대폰과 같은 소비자용 제품까지 아우르는 통신기기 전문기업이다.
'중화민족을 위해 분투한다'는 뜻을 가진 화웨이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강조한다. 전세계 17만명의 화웨이 직원 중 45% 이상은 연구개발 부문에 종사하고 있으며, 연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연구개발 센터가 있는 F구역에 위치한 F1 건물 지하에는 지난 27년간 화웨이의 통신 관련 발전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이곳에는 LTE 이후를 담당할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폰 단말기 등 화웨이의 서비스를 집적해 보여주고 있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5G 이동통신 등 무선네트워크에 대한 발전 방향을 담은 코너.
화웨이는 향후 5년 동안 무선네트워크가 급격하게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드론이나 증강현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이 무선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화웨이는 2016년에 4.5G, 2020년에 5G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5G는 LTE보다 1천배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화웨이는 향후 5년간 5G를 위해 6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전시관 안내 직원은 "지난해 말 상해에서 5G 테스크 결과 다운로드 속도는 13Gbps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화웨이는 5G에 필요한 촘촘한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스몰셀'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전시관에는 전화박스, 가로등을 스몰셀로 활용하는 모습이 전시돼있었다. 이외에 전등 모양의 스몰셀을 개발해 공항, 쇼핑몰 등 사람이 많은 지역에서 인테리어 효과를 주는 동시에 트래픽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외에도 무선네트워크를 활용해 거실TV에서 가상화 게임을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집 안에 설치한 자전거와 태블릿, TV를 무선네트워크로 연결해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TV속 자동차 게임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할 수 있다.
◆'걸음마' 단계 엔터프라이즈, 선택과 집중
화웨이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엔터프라이즈 부문이다.
그동안 캐리어 네트워크 사업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면 앞으로 닥칠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변화에 발맞춰 2002년부터 서버 및 스토리지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엔터프라이즈 사업 분야 제품은 프로덕션 센터(G구역)에 별도로 마련된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전시관'에 소개돼 있다. 이곳에는 세계 각국에 공급되고 있는 스위치, 라우터와 같은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제품부터 비디오 화상 회의시스템, 데이터센터 솔루션이 전시돼 있다.
이 중 엔터프라이즈 부문 토털 솔루션은 맞춤형 데이터센터. 화웨이는 지반을 다지는 것부터 시작해 서버, 스토리지 등을 담은 컨테이너 박스형 데이터센터 설치까지의 과정을 담당한다. 전 과정은 10주 안에 완료된다.
하지만 아직 화웨이의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시작 단계로 2002년부터 시작했다.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이 통신을 활용한 사업이 급성장 중이지만 화웨이가 갈 길은 멀다. 동시에 발전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화웨이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그룹 캐서린 두 마케팅&솔루션 세일즈 부문 총괄 디렉터는 "중국 내에서 화웨이 엔터프라이즈 성장률은 40%대"라며 "판매할 국가와 솔루션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부문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중국)=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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