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SK커뮤니케이션즈가 대표 서비스 '싸이월드' '싸이메라'를 분사키로 하고 인력구조 조정에 나서려는 것은 모회사(SK플래닛)와의 합병을 염두에 둔 몸집 만들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컴즈는 2006년에 인수했던 교육업체 '이투스',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 등을 매각한데 이어, 2003년 인수한 싸이월드까지 분사시킬 계획으로, SK컴즈는 사업초기의 포털 서비스만 유지하는 수준으로 회사 규모를 줄일 예정이다.
2일 SK컴즈와 업계에 따르면 SK컴즈는 싸이월드를 종업원지주회사(EBO) 형태의 벤처로 분사하는 내용을 포함한 구조개편 계획을 확정했다.
SK컴즈는 싸이월드와 싸이메라의 분사를 검토중이며 네이트 검색의 경우 외부 검색엔진과 제휴를 맺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아울러 희망퇴직도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와 관련 SK컴즈 실본부장급 이상 간부직원들은 경영 책임을 통감하고 일괄 사표제출을 결의한 바 있다.
SK컴즈는 싸이월드를 벤처로 되돌려 이전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조치인 동시에 재창업 수준의 구조조정을 통해 8분기 연속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겠다는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다.
SK컴즈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사업체계와 인력규모로는 내일의 생존이 더 이상 어렵다는 결론이고, 싸이월드 분사를 통해 벤처의 창의성 등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와 같은 사업 조정의 바탕에는 공정거래법상 사업구조 개편을 서둘러야 하는 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SK의 손자회사인 SK플래닛이 SK의 증손자회사 SK컴즈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지분 전체를 매각해야 한다.
지난 2011년 SK플래닛은 SK텔레콤에서 분할되면서 SK의 손자회사가 됐고, SK플래닛은 지난 9월까지 증손자회사인 SK컴즈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매각해야 했지만 공정위는 그 시한을 2015년까지 연장해준 바 있다.
이는 SK플래닛이 현재 상태의 SK컴즈 지분을 100% 확보하는 것이 무리인데다 실적이 나쁜 SK컴즈를 사려고 나서는 기업이 없어 매각도 쉽지 않기 때문.
때문에 합병을 위해서라도 싸이월드 등 유지비용이 들지만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부문을 분사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합병하기 쉬운 상태를 만들어 놓는다는 구상이라는 얘기다.
현재 SK컴즈는 검색서비스의 경우 코난테크놀러지의 엔진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은 SK컴즈가 직접하며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SK컴즈 관계자는 검색 엔진 공급뿐만 아니라 검색 서비스 전체를 처리해주는 전문검색서비스로 서비스를 이관하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해 검색서비스 부문의 비용줄이기에도 적극 나선 상태다. 네이트 검색 점유율은 1.4% 정도로 검색광고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대신 SK컴즈는 뉴스와 UCC를 제공하는 네이트 판과 같은 게시판 등의 포털 서비스만 남겨 수익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야후재팬이 검색은 구글검색엔진으로 대체하고 직접 뉴스를 생산하고 콘텐츠를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해 성과를 낸 것을 벤치마킹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플래닛이 몸집을 줄인 SK컴즈를 합병한 다음 우회상장을 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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