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정병국 건설근로자공제회 감사가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소속 전·현직 보좌관들에게 공제회가 보유한 골프 회원권을 이용, 골프를 치도록 주선했으며 업무추진비로 식대까지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17일 건설근로자공제회 등을 상대로 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한 자산운용팀장이 전무이사와만 협의한 후 콘도 사업에 250억원을 투자했다가 140억원의 손해를 입은 사실을 거론, "이 과정에서 34억원에 달하는 골프 회원권을 받아왔는데 이걸 가지고 정 감사가 골프를 쳤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업무추진비 영수증을 보니 (결제된) 음식점이 죄다 골프장 근처"라며 "골프장에서 쓴 식대인 것이 드러나면 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 인근 식당에서 결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마침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정 감사를 발언대로 불러 "골프쳤느냐"고 따져 물었지만, 정 감사는 "안쳤다. 제 이름으로 (골프장을) 빌려 다른 사람이 치도록 한 것이고 제가 그 모임의 주체이기 때문에 인근 식당에 가서 식사대접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감사는 자신이 언급한 '모임'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솔직히 말하겠다. 제가 국회에서 20여년을 근무했다. 국회에 여야 전·현직 보좌관들의 모임 '국회입법정책연구회'라고 있는데 제가 부회장이기 때문에 직접 가서 식사를 대접하고 올라왔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골프를 친 것이 아니라는 점은 해명했지만 사실상 공제회 돈인 골프 회원권과 업무추진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털어놓은 것이다.
더욱이 정 감사가 식사 대접을 위해 골프장을 방문한 시간은 평일 업무시간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샀다.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정 감사가 전·현직 보좌관들의 모임에 가서 업무하는 날 대접을 했다고 하니 (당시 참석했던 전·현직 보좌관들의) 명단을 즉시 제출하라"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참 기가 막힌 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뒤이어 질의에 나선 민주당 장하나 의원도 "너무 떳떳하게 이야기하니 정신이 오락가락 한다"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환노위원들은 정 감사가 명단을 제출하는대로 관련 추궁을 이어갈 방침이어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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