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주말 미국 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에서 배심원들이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여 삼성전자에 1조2천억원(10억5천만달러)의 손해배상금을 부과해 사실상 삼성전자가 완패한 가운데, 27일 증권가에서는 이번 평결이 삼성전자에 단기 악재라는 시각과 장기 위험요인이라는 의견이 나란히 제기되고 있다.
동양증권의 박현 애널리스트는 "손해배상금에 대한 충당금 설정과 향후 로열티 지급에 대한 부담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평결로 인한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훼손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우선, 배상금 지급보다는 원만한 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애플이 주요 거래선인 삼성전자와 극한 대립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또 애플이 AP와 모바일 D램에서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기 어려워 향후 2~3년 간 삼성전자의 협상력이 건재하다고 지적했다. 배상금 규모도 삼성전자 실적과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김형식 애널리스트도 "미국 법원 최종 판결 변수가 존재하고 소송이 장기화될 전망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배상금액, 스마트폰 판매금지, 소송비용, 소비자 인식(카피캣)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주가는 단기적으로 조정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하반기 신규 제품 런칭이 계획되어 있고, 디자인 특허소송은 결과가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며, 다른 국가에서도 똑같은 판결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그리고 미국 배심원 평결 관련 악재가 주가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는 의견이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의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이번 배심원 평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크지 않아 삼성전자에 큰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약 12%가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데, 이번 판결에 따라 배상금 외 미국 내 해당 제품들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가 이뤄질 경우, 4분기 기준 미국 내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예상치 약 650만~700만대 중 일부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번 소송에 대상이 된 제품들이 갤럭시S3와 같은 최신 제품은 아니어서 배상금 외 아주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애플이 갤럭시S3와 차세대 제품에 대해서도 배상금과 판매금지 조치를 위한 추가 소송을 할 가능성이 높고, 이번 판결이 향후 추가 소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장기적인 측면에서도 삼성전자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은 큰 부담이라는 시각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서원석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의 3분기 휴대폰 실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갤럭시S3 판매에 부정적 영향 및 소송 손해배상 금액 충당 등의 리스크가 부각되는 점을 우려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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