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탈당 러시' 본격화하나…진수희, 탈당 시사

[윤미숙기자] 새누리당 4·11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진수희(서울 성동갑) 의원이 11일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진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천 재심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일까지 재심 청구에 대한 결과가 오지 않는다면 선택은 한 가지밖에 없다. '나가라', '쫓아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재심을 한다 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상황. 진 의원도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1%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상 이날 기자간담회는 '탈당 예고'인 셈이다.

진 의원은 이번 총선 공천에 대해 "밀실에서 이뤄진 보복 공천으로 모든 공천 기준을 계파별로 차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내가 대표적인 보복 공천의 사례"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나는 25% 컷오프 대상이 아니라고 들었고 공천위원장을 포함한 4명의 공천위원이 '진수희 의원은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후보로 적합하지 않느냐'고 했지만 사무총장이 '당 차원의 결정'이라며 밀어붙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어 "당이 오만하게 굴고 있다"면서 "잘못된 공천으로 보수와 여권이 분열한다면 그 책임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비대위원, 정홍원 공천위원장, 권영세 사무총장에게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진 의원은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해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기(새누리당)에 계속 있을 순 없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답했다.

진 의원이 탈당이 현실화될 경우 친이계 낙천자들의 탈당은 진 의원을 포함해 이윤성·전여옥 의원, 이방호 전 의원 등 네 명에 이른다.

특히 진 의원은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의 최측근으로, 그의 '결단'이 탈당을 고심 중인 다른 친이계 의원들에까지 영향을 미쳐 줄탈당 사태가 벌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