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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중화권을 다시 보자-하] 대응전략을 다시 짜라


 

대만이 해외 수출 시장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안방도 빠른 속도로 잠식해 오고 있어 대응전략 강화가 크게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종주국임을 자부하고 있는 MP3 플레이어 산업의 경우가 대만의 부상으로 인해 입지가 흔들리는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대만 업체들은 해외 수출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에 비해 최소 20% 이상 낮은 공급가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가고 있다는 게 MP3 플레이어 업계의 우려다.

이는 안방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만산 MP3 CD플레이어 기종들이 현재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우리나라 시장의 4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대만은 중국의 막강한 생산력을 등에 엎고 세계 시장의 재패를 노리고 있어 경계 대상 1호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반도체 등을 시작으로 PC와 PDA , 오디오 기기 등의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기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우리나라도 앞으로 대만에 대한 대응전략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응 전략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을 생산기지화해 가격 경쟁력을 다지는 길이다. 또 다른 길은 중국의 생산력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는 추격할 수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늘려 가는 것이다.

◆ 국내 여파

대만은 포스트PC의 대표 품목으로 꼽히고 있는 PDA 분야에서도 이미 컴팩 등 세계적인 컴퓨터 업체의 OEM 생산을 맡으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PDA 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에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PDA 수출에 힘쓰고 있는 한 업체의 관계자는 "번번히 대만 경쟁업체의 저가 공세에 발목이 잡혀 수출 상담이 무산되곤 한다"고 말했다. 대만 PDA 기업의 경쟁력은 이미 까다롭기로 소문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포켓PC 라이선스를 획득한 업체 수가 우리나라 보다 많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만의 경우 주기판이나 노트북 PC를 생산하는 에이서와 아수스텍, 컴팔, 에텐, HTC, 인벤텍 등 6개사가 라이언스를 딴 데 반해 국내에는 현재 싸이버뱅크와 삼성전자 등 2개사만이 포켓PC 라이선스를 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국내 업체 중에는 모바일웰컴 등 다수 업체가 반제품 형태의 대만산 PDA 를 수입, 통신모듈과 한글 엔진 등을 덧붙여 완제품으로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대만산의 국내 시장 상륙도 잇따를 전망이다. 이미 국내 PDA 업체 중 I사나 M사 등이 아예 대만산 PDA 기종을 수입해 유통중이기도 하다.

무선랜 장비도 마찬가지다. 국내 저가 무선랜 엑세스포인트(AP)와 카드 등은 대부분 대만산이다. 이는 세계 무선랜 주요 장비 업체인 어바이어와 스리콤, 시스코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면서 다진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VoIP(인터넷음성통합)용 게이트웨이 장비 시장만 봐도 전체 시장 중 60% 이상이 대만산이다. 이는 대만산이 국산(140만원)에 비해 80만원 이상 싼 가격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다.

◆ 대응전략

△ 중국을 업어라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대만과 싸우기 위해서는 우니나라 기업도 중국을 생산기지로 삼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중국 생산시 비용을 3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것.

가령, MP3 플레이어를 중국에서 생산할 경우 국제 OEM 납품시 64메가급 MP3 플레이어를 기준으로 대당 60달러(한화 7만6천여원) 이하에 공급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MP3플레이어는 대당 72달러~85달러(평균 한화 9만여원)에 OEM 납품가가 제안되는 상황이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국내 MP3 CD플레이어 업체인 아이리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중국에서 생산을 시작한 이후, 인건비나 토지 임대비 등이 한국에 비해 4분의 3 정도나 절감하고 있다"며 "반면 생산성은 우리나라와 별차이가 없어 중국에서의 제조 이점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형 전자업체들도 이 같은 이유로 중국행을 선택한 지 오래다. 국내 대형 PC업체인 삼보컴퓨터 등은 중국 심천 등에서 대규모 생산 설비를 가동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오디오 사업부를 '중국혜주삼성(블루텍)'으로 분사해 중국에서 모든 오디오 기기를 생산중이다.

◇ 차별화 강화해야

또 하나의 대응 전략으로 철저한 차별화를 꼽을 수 있다. 대만과의 가격 경쟁을 회피하는 대신에 오히려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디자인과 성능 등을 크게 개선시켜 고가에 파는 고급화 전략도 이에 속한다.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디지탈웨이의 경우 디자인 경쟁력 등에 힘입어 대만산에 비해 해외 시장에서 고가 기종으로 평가받는 데 크게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우중구 디지탈웨이 사장은 "대만과 중국 등의 업체는 우리나라 업체에 비해 20~30% 정도 더 싼 공급가를 제안한다"며 "우리나라 업체로서는 이 같은 가격 싸움보다는 디자인 등의 차별화 요소를 통해 좀 더 고급 제품을 판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살 길"이라고 말했다.

기능 차별화도 관건이다.

일례로, PDA는 평범한 스타일로는 대규모 생산력을 기반으로 한 대만과 중국 등과 경쟁을 벌이면 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만보다 훨씬 먼저 상용화해 그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휴대폰 일체형 PDA 등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보통신기기팀 gig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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