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케이블TV방송사(SO) 씨앤앰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GS강남, 울산방송 인수를 승인받으면서 명실공히 '수도권 1위 케이블 사업자'로 거듭났다. GS강남 인수를 통해 기존 서울 북부에서 남부까지 세력을 확장하게 된 것이다.
강남은 케이블TV 시장에서는 소위 '노른자위' 권역으로 가입자당 매출(ARPU)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씨앤앰은 기업 흡수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 GS강남의 서비스를 토대로 시너지 효과를 확실히 내겠다는 전략이다. 두터운 가입자를 기반으로 씨앤앰이 얼마나 발전할 것인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인수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씨앤앰의 '몸값이 상승'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시선도 도출되는 상황. 씨앤앰 최대주주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자산운용(MKOF)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국민유선방송투자(KCI)'로 알려진 까닭이다. 사모펀드의 성격상 노른자위 지역 사업자인 GS강남방송을 손에 넣은 후 영향력을 키웠다고 판단되면 차익을 남긴 후 되팔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같은 세간의 추측과 우려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아직은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씨앤앰의 행보가 어떻게 될 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씨앤앰, GS강남, 울산방송 인수 후 뭐가 달라지나
씨앤앰의 핵심 역량으로 부각되는 것은 그동안 디지털 전환 투자에 앞장 서 왔다는 것이다. 전체 가입자의 50%에 육박하는 디지털케이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었던 씨앤앰은 이번 GS강남과 울산방송을 인수하면서 디지털케이블 가입자면에서 업계 1위 자리로 올라섰다.
특히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은 과감한 선투자 못지 않게 가입자당 매출(ARPU)이 높아 SO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는 점이라는 측면에서 씨앤앰은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씨앤앰은 지난 2월 말 기준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 223만,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 98만명을 보유했다. GS강남, 울산 방송의 경우 아날로그 24만, 디지털 20만명의 가입자를 기록, 소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가입자가 50%에 육박하는 알짜배기 수익 구조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새로 인수한 회사를 포함, 씨앤앰이 보유한 디지털 가입자수는 120만 명에 육박한다.
이를 토대로 씨앤앰과 GS강남의 시너지는 지역을 기반으로 발휘될 전망이다. 씨앤앰은 그 동안 서울내 관악, 동작, 영등포, 강서 등 10개 구를 제외한 15개 지역에서 서비스해 왔다. 이번에 GS강남방송을 인수하면서 서비스 하는 지역도 총 16개 구로 늘어났다.
이같은 지역 기반 위에서 씨앤앰의 망투자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관할 지역이던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에 인접구역인 강남구가 추가되면서 망 투자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지역적 특수성으로 강남 지역이 ARPU가 높은 것도 씨앤앰에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씨앤앰 관계자는 "강남은 ARPU가 높아 상징성이 있는 데다 서초-송파-강동-강남을 이어 지역 인접성으로 네트워크 투자에 효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 인접성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높고 다른 지역에 비해 성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씨앤앰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타 SO보다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잘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 씨앤앰 인수, '먹튀' 위한 것? '글쎄'
씨앤앰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우려의 시선도 있다. 사모펀드에 의한 '먹튀' 준비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는 것. 하지만 업계는 '아직 단정짓기 이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방통위도 '일각의 우려가 있어 조건을 걸었으나 승인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평했다.
방통위는 지난 2008년 씨앤앰 인수 당시 '외국계 투기 자본에 지분을 잠식 당해 방송, 노동 환경이 열악해질 것'이란 논란이 있었던 것과 관련, 이번 GS방송 인수 건으로 그 같은 우려가 증폭될 것으로 우려했다.
방통위는 이번 인수건을 승인하면서 씨앤앰에게 투자계획 이행, 부채비율 개선 등 조건을 걸어 투자목적 건실성과 재무건전성 유지를 요구했다. 일종의 '방패막이'인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관계자는 "씨앤앰이 대주주가 변경된 후 3년간 운영을 해왔는데 그 동안 자본과 경영을 분리해서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왔고 건실하게 운영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추가 대출을 거쳐 인수를 한 만큼 투자 위축 등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했는데 (씨앤앰 측에서) 재무 계획을 제출했고 (무리가 없어) 그대로 받아 조건부 승인한 것"이라고 평했다.
'외국계 투기 자본' 논란에 대해서도 방통위는 반드시 외국 자본으로 볼 수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방통위 관계자는 "물론 전체적으로 사모펀드 중 외국자본이 섞여 있지만 비율로는 얼마 되지 않는다"며 "최초 씨앤앰 대주주가 외국자본을 끌어다 SO들을 인수했는데 사모펀드가 자기 자본을 들여 국내 금융기관을 통해 갚아버려 오히려 외국자본 비율은 적다"고 설명했다.
케이블 업계 한 전문가는 사모펀드가 향후 씨앤앰을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몇 년내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그는 "오히려 제대로 된 주주가 씨앤앰을 인수한다면 그 것보다 좋은 일은 없다"며 "하지만 현재는 2008년 당시 씨앤앰을 인수했을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훨씬 올랐다고 볼 수 없어 지금 팔면 손해"라고 평했다.
통상 SO 매매가는 서비스 권역의 가치를 따져 가입자 1명당 가격으로 계산한다. 씨앤앰이 GS강남-울산을 인수한 약 3천900억원은 평균보다 높은 가격으로 평가된다.
미디어 업계 한 관계자는 "2~3년내 씨앤앰이 매각된다는 것은 섵부른 관측"이라며 "다만 GS강남-울산이 현금 창출 능력이 좋기 때문에 재무 구조에 득이 된다는 판단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씨앤앰 관계자는 "다른 SO에도 외국계 자본은 다 들어 와 있고 맥쿼리와 MBK는 한국계 외국 자본으로 평가된다"며 "씨앤앰은 그동안 지속적 투자를 해오는 상황이며 방통위 조건도 그 투자를 계속 하라는 조건일 뿐 심각한 우려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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