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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한컴, 신임 CEO 영입으로 워드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


 

한글과컴퓨터가 18일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최대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 마케팅 이사 출신인 김근 씨를 신임 CEO로 영입했다.

김근 CEO 영입 소식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전하진 사장 사임 후 CEO를 물색 중이라는 얘기는 있었지만 경쟁사인 MS에서 영입하리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던 것.

마이크로소프트 한국 지사에서도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한국 지사 관계자는 “김 근 이사가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코멘트를 할 입장은 못 된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자사 마케팅 이사가 한컴 CEO로 자리를 옮기는 데 대해 상당한 불만이 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워드 프로세서 시장에서 한컴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MS 입장에서 자사 핵심 마케팅 인력이 경쟁사로 간다는 것은 큰 손실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CEO 후보를 두 명으로 압축했던 한컴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대표적인 국민기업’이란 자사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한컴이 경쟁업체 출신을 수장으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김근 CEO 영입’이 뜨거운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소프트웨어 업체 CEO는 “실보다 득이 많다는 판단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면서 “그 중심에는 ‘한/글’ 마케팅 전략에 대한 고민이 묻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컴은 그 동안 '사업 다각화'라는 전략 아래 '백화점'이란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많은 사업을 벌였다.

그러던 한컴이 최근 다시 '한/글'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한 것. 이를 위해 워드프로세서와 PC보안의 접목을 시도하는 '히든 카드'까지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한/글 개발에만 집중한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마케팅이라는 2차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귀재라는 '빌 게이츠'가 이끄는 MS와 상대하는 게 한컴 입장에서는 힘에 겨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한컴이 가장 필요했던 인물이 바로 마케팅 전문가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 바로 김근 신임 CEO였던 것.

김근 신임 CEO는 14년간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짠 뼈가 굵은 사람이다. 그는 휴렛패커드 코리아 시절엔 최연소 이사로 이름을 날렸으며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마케팅 이사에서 아시아 총괄이사로 승승 장구했던 인물. 한컴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경력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한컴 내부에서는 이번 CEO 영입에 대해 찬성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석이던 CEO에 능력 있는 사람이 와 안정감과 희망이 생겨났다"며 환영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하필이면 경쟁사인 MS에서 CEO를 영입해 기업 이미지에 나쁜 영향이 우려된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업계에서도 한컴 내부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CEO영입으로 한컴이 워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장윤영기자 yyj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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